24세의 젠틀맨 조던 스피스

골프계에는 여러 가지 논란도 많고 사건 사고도 많다. 특히나 내가 주목하는 이슈들은 그런 것들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훈하고 가슴 따뜻한 일화 역시 존재하기는 한다. 이번 달 가장 장안의 화제였던 선수는 역시 PGA 투어 역사상 최연소 그랜드 슬래머가 될 수도 있단 가능성에 전세계가 흥분했던 ‘조던 스피스’ 선수였다.

스피스의 실력과 스윙 등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화제가 되었지만 최근 한 장의 사진만큼은 아니었다. PGA 투어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조던 스피스가 그의 16세 여동생 엘리 스피스와 함꼐 연습 라운드를 도는 장면을 소개했다. 스피스의 여동생 엘리는 선천성 신경이상에 따른 자폐 증세로 지능이 5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스피스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 어린 여동생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표현해왔다. PGA 투어가 공개한 사진에서도 스피스는 퍼터를 옆구리에 낀 채 엘리에게 뭔가를 다정하게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조던 스피스의 이런 동생 사랑과 관심은 상당히 진심어려서 2013년 프레지던츠 컵 출전으로 얻은 상금으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했고, 지적 발달 장애인들의 올림픽 축제인 스페셜 올림픽의 국제 홍보대사로도 활동중이다.

최근 골프계의 여러 논란이나 안 좋은 사건 사고, 혹은 일부 골퍼 혹은 골퍼의 부모들 그리고 캐디들과 얽힌 여러 스캔들을 다루면서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선을 계속 유지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골프협회는 자정 능력을 갖고 있는 지는 둘째 치더라도 자정에 대한 의지 자체를 결여한 것으로 보였고, 골프계는 골프를 대중화시키기보다는 여전히 ‘귀족적 위치’에서 내려놓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특수 계층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 공화국’ 임은 차치 하고, 과연 골프계와 골프업계 사람들이 본인들이 당당하게 ‘귀족적 이고 신사적’ 이라 말할 수 있는 행동들을 보여왔는가에 대한 의문도 항상 남았다.

그리고 24세 조던 스피스는 실력과 인성에서 역시 젠틀맨은 나이가 많다고, 혹은 돈이 많다고 자동으로 완성되는 게 아님을 증명했다. 비록 사실상 최연소 그랜드 슬램은 물건너 갔지만 이런 ‘슈퍼스타’의 탄생과 그의 행동에서 일반 대중과 팬들은 큰 감명을 얻는다. 사람들은 단순히 ‘골프’ 라는 스포츠 자체에 압도되거나 단순히 골프가 ‘귀족적’ 이라는 역사나 이론 이미지 때문에 골프에 열광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골프를 하는 이 멋진 진짜 젠틀맨에게 열광한다. 모처럼 업계에 탄생한 이 어린 슈퍼스타를 응원한다. 결국 이 어린 젠틀맨이 쓰러져가는 업계를 구원하고 살려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