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희한한 자유인, 김인경.

지난 7일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김인경 선수가 우승했다. 우승컵을 들고 활짝 웃는 김인경 선수의 표정은 밝았고, 필드위에서의 긴 경쟁에 그을린 피부는 구릿빛으로 그을려 건강해보였다. 김인경 선수의 우승에서는 다른 것도 화제였다.

김인경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의류 브랜드 후원을 받지 않는다. 김인경 선수는 심지어 경기복 티셔츠와 카디건도 자기 돈으로 사서 입는 유일한 정상급 골퍼다. 김인경 선수의 경기복에는 메인 스폰서인 한화 로고 하나만 달려 있었다. 박성현 유소연 박인비 등등의 많은 선수들이 의류 브랜드 후원을 받고 소매와 옷 여기저기에 후원 기업 이름을 새기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김인경 선수가 의류 후원을 받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게도 ‘한 회사와의 계약 관계에 얽매이기 싫어서’ 였다. 당연하게도 의류 후원을 받게 되면 계약한 회사의 옷만 입어야 되는데 김인경 선수는 그게 거추장스러워 싫었던 것이었다. 김인경 선수는 맘에 드는 옷이 있으면 직접 사서 입고, 클럽 역시 특정 브랜드와 계약하지 않고 여러 브랜드의 클럽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의류 후원에 클럽 후원까지 얽매이기 싫었던 김인경 선수는 메인 스폰서를 제외하고는 서브 스폰서조차도 사양했다. 스폰서의 기업 행사에 얼굴을 비쳐야 하는 등의 일정 제약이 부담스러워 피하는 듯했다.

김인경 선수는 브리티시 여자 오픈 우승 후에는 매니저와 단둘이 유럽 여행을 떠났다. 평소에도 스폰서 행사를 가지 않는 대신 자선 행사나 봉사활동 등 본인 의지에 따른 일들을 했다.

골프계에서는 참 기이한 자유인처럼 보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주 멋있어’ 보인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들어가봤을 때는 처음에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골프’ 나 ‘스폰서 노출’ 에 관련된 내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그곳엔 피트니스 센터에서 이를 악물고 이쁜 얼굴과는 거리가 먼 하드 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이나, 기타 레슨을 받으며 기타를 치는 모습, 친한 사람과 함께 노래에 맞춰 여고생처럼 기묘한 춤을 추며 립싱크를 하는 모습, 가족끼리 놀러다니거나 일상을 즐기는 모습들이 대다수였다.

필드에서 점잖빼는 아저씨나 이쁘고 섹시한 언니들, 즉 모범적이고 전형적인 모습의 선수들만 골프판에서 보다가 이런 집시나 히피를 만나니 새삼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오히려 이런 모습들이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굉장히 골퍼스럽지 않은 골퍼랄까. 그러나 오히려 이런 자유로운 모습에서는 귀족적 젠틀맨의 모습보다는 건강한 스포츠스타의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 골프 관련 기사를 찾아볼때는 기억할 이름이 하나 더 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녀의 다음 행보도, 그녀가 살아낼 인생도 응원하고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