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은 세상 풍경을 제일 먼저 접하는 감각이지만 의외로 둔한 기관이 눈이다. 시각은 속이기 쉽다. 영화 ‘타짜’에서도 눈보다 빠른 게 손이라고 하지 않던가. 속도로 속이기 쉽고 착시 현상도 잦다. 눈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패션 역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옷을 잘 차려입으면 좋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사람은 가까이서 소통하는 존재다. 이때, 예민한 건 코다. 잘 입은 외관만으로는 진짜 패셔너블을 논하기 이르다. 냄새까지 좋아야 비로소 패션의 완성에 가까워진다. 사람의 향(香)도 엄연한 패션의 한 영역이다.

후각은 눈보다 빠르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못 차려입은 사람에게 적대감까지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할 경우 비호감 정도는 가질 수 있더라도 사람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냄새나는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은 불쾌와 적의다.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고 사람 자체가 싫어질 수 있다. 아무리 잘 차려입어도 옷에서 쉰내가 난다거나, 몸에서 악취가 나면 기껏 신경 쓴 옷차림이 말짱 도루묵이다.

센스 있게 뿌린 향수는 도움이 되겠지만 본질적 답은 아니다. 어떤 경우 향수는 되려 고약한 악취를 증가시키는 꼴만 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깨끗함 위에 살포시 얹어졌을 때 향수로서 제 기능을 한다.

몸 위에 입는 옷에 신경 쓰는 것 이상으로 몸 자체를 깨끗이 하는데 정성을 들여야 한다. 비누 냄새, 샴푸 냄새, 스킨로션 냄새, 가볍게 뿌린 향수 냄새, 그전에 우선 살 냄새가 좋아야 그 위에 얹어지는 다른 향도 매력적이 된다.

몸을 정갈히 하기 위해 노력하자. 씻는 걸 소홀히 하지 말고 패션 아이템에 과감히 지출하는 것처럼 목욕 용품에도 신경 쓰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본래 몸 체취가 강한 편이라면 자주 옷을 갈아입고 부지런히 세탁해야 한다. 좋은 섬유유연제와 옷장 탈취에 신경 써 세탁물에 퀴퀴한 냄새가 배지 않도록 하고. 남자의 패션은 향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