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한 법입니다.
외출을 앞두고 거울 앞에 선 당신. 상의도 고르고 하의도 고르고 신발까지 결정했습니다. 이 정도면 완성된 것 같아 나가려고 하는데 뭔가 중요한 것을 빠트린 기분이 듭니다. 바로 양말입니다. 사소해서 대충 고르기 쉽지만 사실 스타일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이자, 또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 이 양말이죠. 특히나 주로 긴 하의로 구성된 코디가 많은 남성패션에서 양말은 깍두기처럼 여겨지는 경향도 있습니다만, 진짜 옷을 잘 입는 남자라면 이런 부분까지 멋스럽게 연출해야 합니다.
어차피 신발에 가려지고 바지에 가려지는 거라며 그동안 양말을 소홀히 생각했다면 댓츠 노노!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은근하게 드러나는 것일수록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주기 쉬운 걸요. 실컷 멋진 신발을 신었는데 전혀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운 양말을 신었다면 신발의 멋도 죽고 바지의 멋도 죽어 버릴지 모릅니다.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하는 양말, 마무리까지 훌륭하다면 신경써서 고른 다른 아이템의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양말입니다.
양말을 고르는 팁에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신발에 따라, 바지 기장에 따라, 컬러에 따라, 패턴에 따라 다양한 룩을 연출할 수 있죠. 예전엔 각 스타일에 따라 신어야 되는 양말도 고정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예를 들어 샌들에는 절대 양말을 신지 않아야 한다는 식이었지만 요즘엔 오히려 믹스매치 함으로써 패션으로 승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니 ‘정답’이라고 할 건 없겠지만, 이런 믹스매치를 스타일리쉬하게 소화하려면 어느정도 숙련된 패셔니스트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우선은 실패확률이 적으면서 쉽게 연출할 수 있는 베이직한 양말 코디법을 몇 가지 짚어보도록 하죠.
먼저 솔리드양말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무채색 양말이죠. 단조롭고 개성은 없는 편이지만 어디에나 코디하기 쉽고 눈에 띄는 옷을 입었을 경우에 이를 완화시키고 어우러지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스포츠 웨어나 청바지를 입었을 경우엔 흰 양말이 밝고 스포티한 느낌을 주어 잘 어울립니다. 바지나 신발의 색깔이 화려한데 양말까지 색깔이 들어간다면 산만해지고 오히려 각각의 개성을 흐릿하게 만들수 있으니 역시 깔끔한 무채색 양말을 추천합니다.
그렇다고 어디에나 흰양말만 신고 있다간 되려 촌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의상이 차분하고 어두운 톤일 때는 컬러가 있는 양말을 선택해 포인트를 주거나 톤을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슬랙스나 치노팬츠 같은 차분한 기본 바지에 컬러감이 있는 양말을 신으면 과하지 않으면서도 생기가 있는 룩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패션 테러리스트로 몰리곤 했던 비비드하고 화려한 색깔의 양말도 근래 많이 쓰이는 추세지만 처음엔 파스텔 톤의 양말로 차근차근 나아가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또 넥타이같은 상의의 악세서리와 색깔을 맞추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은 패턴 양말입니다. 양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제 정말 다양한 패턴이 들어간 양말을 쉽게 구할 수 있죠. 패턴도 어떤 패턴이냐에 따라 전혀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심플한 상, 하의에 잘 어울립니다. 위아래로 너무 단조로운 느낌이 들 때 패턴 양말을 활용해 개성을 더해보십시오. 스트라이프나 도트처럼 캐주얼하고 경쾌한 패턴으로 무겁고 어두운 룩에 포인트를 주거나, 클래식한 아가일 패턴으로 보다 무드있는 룩을 완성할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선호하는 이미지에 따라, 그리고 그날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따라 패턴도 다양하게 골라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양말의 길이입니다. 웬만하면 어중간한 길이의 양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엔 총기장이 긴 바지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딱 떨어지는 기장의 핏이 유행하고 있죠. 이런 경우 어중간한 길이의 양말을 신었을 때 롤업하거나 앉으면 맨살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아예 반바지를 입은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긴바지를 입었다면 맨살과 양말의 경계가 드러나지 않는 정도의 길이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이라면 긴양말이 너무 더워보일 수 있으니 페이크삭스를 신는 것이 좋고요.
이렇게 양말만 해도 벌써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많네요. 다른 것이 다 완벽해도 작은 실수로 전체적인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으니 그동안 양말에 소홀했다면 이제 양말도 신경써 보면 어떨까요? 정장을 입어야 하는 자리나 회사에서와 같이, 제한된 옷을 입어야 하는 환경에서 의외로 양말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될겁니다. 이걸 고르는 재미가 또 쏠쏠해 질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