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예상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영원한 승자 역시 존재하긴 어려운 법이다. 모든 스포츠 뿐만 아니라 이 모든 세상의 것이 다 다를 바 없다. 만약에 프로야구에서 한 팀이 몇 십년 째 우승을 놓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굳이 다른 팀의 팬들은 열정적으로 응원하게 될까? 우승팀이 정해져 있는 대회라고 하면, 승자가 정해져 있는 게임이라고 하면 굳이 마음을 다해 경기를 관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반면에 생각지도 못한 하위 팀이 1위 팀을 무찌르고, 우승을 노리는 상황이라면 이 얼마나 흥분되는 순간이겠는가. 바로 이 맛에 우리는 스포츠에 열광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지구상의 단 한명도 예상할 수 없었을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금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축구 강국이지만, 그 시절의 이탈리아는 토티를 주축으로 가투소, 비에리, 잠브로타, 델 피에로, 인자기 등 거의 지구의 드림팀에 가까운 스펙을 자랑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그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국내 및 아시아의 프로무대에서 활약하며 유럽축구를 영상으로나마 관람하던 지극히 평범한 아시아의 팀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모두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유력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를 대한민국이 이겨버린 것이다. 물론, 개최국이라는 이점, 그리고 상대편 선수의 퇴장으로 인한 찬스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기가막힌 결과였다. 아마도 이 경기로 인해 수 많은 축구 팬이 생기고, 온 나라 국민이 하나되는 놀라운 순간이 펼쳐졌을 것이다.  

한 경기에서 득점이 상당히 많은 경기 중 하나인 농구에도 축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함이 었다. 공교롭게도 때는 2002.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나라는 오랜만에 결승에 진출했고 상대는 당시 아시아 최고로 꼽혔던 중국. 지금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어서 익숙한 서장훈, 문경은, 현주엽, 이상민 등의 스타들은 몇 초 남기지 않고 7점이라는 점수차로 지고 있었으나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을 하게 되었고, 치열한 싸움 끝에 결국 2점 차의 잊지 못할 짜릿한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대표적인 이변을 거론했지만, 스포츠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분명 알 것이다. 매 경기 매 순간마다 가슴 뛰는 스포츠만의 매력을 말이다. 새로운 강자가 탄생하고 기존의 승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챔피언 벨트를 넘겨야만 하는 것이 냉정하고도 변함없는 스포츠 정신일 것이다. 그런 패자와 승자의 희비 속에서 우리와 같은 관람객들은 그저 가슴 벅찰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