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넥타이
아버지의 넥타이
클래식한 남성 패션의 핵심이자 빼놓을 수 없는 정석 아이템, 시간이 지나도 그 의미와 역할이 바래지 않는 것이 바로 넥타이다. 흔히 직장에서 정장을 입어야 하는 경우에 수트와 넥타이를 착용하게 되지만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혹은 직장 외에서도 넥타이를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같은 스타일링에 넥타이를 하나 추가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을 때는 물론 멋내고 싶은 날까지, 넥타이로 커버 가능하다.
넥타이를 처음 매본 건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아니면 그보다 어릴 때였던 것 같다. 출근할 때 까만 옷을 차려입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쓱쓱 돌려 감아 착 잡아 당기시는 모습이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넥타이로 목을 동여매고 나면 아버지께선 비로소 완전하다는 표정을 띠며 출근길에 나서셨다. 넥타이 자체가 주는 멋스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내겐 아직 두렵기만 했던 바깥 세상으로 늠름하게 뻗어 나가시는 아버지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는지, 어쨌든 나는 혼자 집에 있게 되면 종종 아버지의 넥타이를 꺼내 목에 둘러보곤 했다.
아무리 거울을 보고 아버지의 손이 움직였던 모양으로 끈을 앞뒤로 움직여도 넥타이의 형태가 되지 않았다. 결국 이래저래 꼬아 보다가 그저 휘감았을 뿐인 모양을 보면서도 그나름 만족스럽고 스스로가 멋지게 보였다. 시간이 흐르고 어른이 된 지금도 넥타이는 여전히 멋있다. 아마 넥타이는 아이와 어른을 초월해서 어디서든 존재감을 뿜어내는 진짜 ‘멋’을 가진 모양이다.
이런 자체발광 멋을 지닌 넥타이지만 여전히 코디는 중요한 사안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꽝일 수밖에 없으니까. 기껏 넥타이를 깔끔하게 잘 맸는데 셔츠 따로, 정장 따로, 넥타이 따로 각각 놀고 어우러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컬러, 재질, 패턴까지 함께 입을 옷들과 조화가 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흰색 셔츠에 넥타이를 한다면 사실 어떤 색이나 무늬도 무난하게 어울린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수트의 재질이나 색깔과는 매치를 시켜줘야 하고 하얀 셔츠에 검정이나 네이비 같이 짙은 수트를 입었다면 넥타이도 너무 밝거나 튀는 색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비슷한 질감이나 톤을 선택해 깔끔하고 단정한 시크함을 뽐내 보자.
또 넥타이는 정장에 세트인 이미지가 강해서 포멀한 룩에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캐주얼한 느낌도 얼마든지 살릴 수 있다. 스트라이프 셔츠나 컬러감이 있는 셔츠에 비슷한 톤의 도트 타이 등을 매치하고 캐주얼한 가디건을 걸쳐주면 데이트룩으로도 손색없는 센스있는 가을 남자 무드가 탄생한다.
넥타이는 역시 남자의 멋을 완성하는 키 포인트다. 넥타이를 매어도 매어도 잘 모양이 잡히지 않던 어린 시절과는 다르다. 이제 내 손도 넥타이를 잘 여미고 모양도 잘 낸다. 하지만 거울 앞의 내 모습을 보면 여전히 어린 그때같이 미숙한 것만 같아 떨린다. 지금 나는 그때의 아버지처럼 멋진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