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로마제국에서 펼쳐진 검투사의 대결은 온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은 국민 스포츠였다고 한다. 잔인하게 싸우고 절대 무승부란 없는 한판 승부는 보는 이를 극도의 흥분상태로 만들기에 충분한 화끈한 경기였을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영화나 드라마, 또는 문건을 찾아보면 그 시대의 관중들의 유희는 단순히 보는 것 만이 아니었다. 바로 ‘내기’를 한 것이다. 누가 이길 것인가에 대한 예상들은 서로 가진 가치 있는 물건 또는 화폐를 걸게 만든 것이다. 로마시대보다 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을 ‘내기’. 이 얼마나 짜릿한 심리전인지 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어느 경기에 한 팀이 이긴다는 조건에 본인 소유 재산의 일부가 걸려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경기를 지켜보는 마음이 어떻겠는가? 물론, 액수에 따라 건전하고 매너 있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산의 일부가 아닌 전 재산이 걸려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경기를 지켜보는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다. 입이 바싹 마르고 경기의 매 순간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극한의 감정 기복을 겪게 될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고 화려한 리그 중 하나이다. 팀마다 경제적인 지원을 해줄 스폰서들의 브랜드 로고가 선수들 유니폼에 새겨져 있다. 그런데, 유독 프리미어 리그 팀의 유니폼에는 스포츠 배팅 업체의 로고가 많이 보인다. 유명한 잔치여서 사람들이 배팅을 하는 것일까. 아이면 사람들이 배팅을 하도 많이 해서 유명한 리그가 된 것일까. 무엇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경기마다, 또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게 일부의 돈을 걸고 경기를 관람하곤 한다. 내가 배팅한 팀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더 많은 돈까지 얻을 수 있다면 스포츠를 그냥 관람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긴장하고 즐기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 배팅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순수하게, 그리고 건전하게만 즐긴다면 아무 문제 없겠으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과, 그 심리를 이용한 다양한 불법 매체들, 심지어는 승부를 조작하는 불상사까지 벌어지면서, 사실 ‘배팅’이라는 단어가 ‘도박’같이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참 어려운 일이겠지만, 선을 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은 본인의 여가환경이 허락하는 만큼만 즐겨야 할 것이고, 직접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은 유혹을 무릅쓰고 항상 정정당당한 경기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렇게 쉬운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오래 전부터 바뀌지 않은 사람이라는 존재의 한계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