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느 산을 오르는 것을정복했다고 표현한다. ‘정복의 사전적 의미로는 다른 나라나 이민족 따위를 복종 시킨 것을 말한다. 사실 인간은 이미 지구를 정복한지 오래다. 바다와 하늘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며 심지어 우주까지도 활동범위를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산악인들은이라는 높디 높은 벽을 정복하고 싶어한다. 쉽지 않은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데서 얻는 쾌락 때문일까? 아니면 명예와 인기를 얻으려 험준한 산을 오르내리는 것일까? 

동네에 있는 작은 동산을 올라본 사람이라도 분명 알 것이다. 산을 오르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외로운 일인지 말이다. 그리고 정상에 올랐을 때 시원한 바람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즐거움이 주는 기쁨을 말이다. 아마도 더 큰 산을 오를 때 더 큰 기쁨이 있을 터이다. 그리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에 말에 의하면 같은 산이어도 매 순간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고, 바람의 세기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따라 그 만의 매력이 가득하다고 말이다. 흐르는 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지저귀는 새소리. 바로 이런 것들이 산으로 우리의 발걸음이 다가가게끔 한다.  

물론 꼭 높은 산이라고 해서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집 앞 동산을 오르더라도 대 자연을 만끽하려는 마음 가짐으로 시끌벅적한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신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무한한 매력을 가질 수 있다. 사람은 만남도 있고 헤어짐도 있다. 둘 중에는 체감상 헤어짐이 더 많은 것 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산은 떠나가지 않는다. 우직하게 한자리에 늘 새로운 모습으로 머물러 있는다. 우리는 산을 정복하여 깃발을 꽂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오름과 내림이 있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기 위한 한걸음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주말마다 개미떼처럼 몰리는 등산객들 저마다 가슴속에는 같은 마음이기를 바란다. 그저 막걸리 한잔하고 사교모임에서 정을 나누는 것 이상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