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알못의 골프단상 50

신기술과 골프 대회, 이제는 축제로

33회를 맞아 열린 신한 동해 오픈 골프대회의 컨셉은 “10년 후의 골프대회를 미리 체험한다” 였다. 과연 포부가 대단했다. 그리고 그 포부에 걸맞게 대회의 구성과 준비도 알찼다.

먼저 멀티캠브랜드 ‘고프로’와 함꼐 참가선수들의 연습라운드 모습을 선수와 캐디에 부착한 액션캠과 드론으로 촬영해 중계 및 SNS 채널에 적극 공개했다. 이에 더해 버기카메라와 무인카메라 촬영, 캐디의 헬멧에 부착한 360카메라 등 골프 필드에 동원할 수 있는 최신기술은 전부 동원했다. 갤러리들을 위해서는 현재 스코어 및 자신이 관람하고자 하는 선수의 현재 위치까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18번 홀에는 대형 LED를 통해서 선수들의 티샷 궤적, 볼 스피드, 비거리등을 3D 그래픽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갤러리들의 체험 및 엔터테이먼트를 위한 볼거리도 풍부했다. VR 을 통한 골프 게임 체험 존에서부터 상금을 건 다양한 미니 골프 이벤트, 거기에 고등학생 이하 청소년은 무료 입장이었다. 어린 자녀를 위한 키즈존에 성인 갤러리를 위한 맥주파크에 푸드코트 등 내실도 알찼다.

신한 동해 오픈의 이런 각별한 노력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비록 직접 방문한 대회는 아니지만 기사로 보기만 해도 얼마나 주최측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을지, 그리고 신기술의 도입과 보고 즐기는 재미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느껴질 정도였다. 이 정도로 알찬 대회였다면 실제 방문했어도 축제처럼 즐길 수 있을 법한 대회였다.

그러나 신한 동해 오픈이 가깝기 망정이었지, 이것이 자차가 없이는 갈 수 없는 지방 골프 클럽에서 열렸다면 아마 이 정도의 노력은 빛이 바랬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은 인천의 지하철 역에서 내리면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거기에 사실 요즘엔 어떤 축제를 가든 이 정도의 부대 행사와 엔터테이먼트는 기본으로 깔고 가는 게 상식이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의 경우, 거기 가서 정말 딱 재즈 공연만 보고 오는 경우는 없다. 주변엔 연계된 숙소가 있고 공연장 안엔 당연히 이벤트, 체험존, 푸드코트들, 편의점에 화장실까지 정비되어 있다. 심지어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의 경우, 메인 무대의 공연이 끝나는 오후 10시 이후에는 가평 시내의 카페와 카센터 등에서 새벽 늦게까지 애프터 파티 형식의 공연이 계속된다.

물론 골프 투어의 메인은 골프 대회 관람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신한 동해 오픈처럼 지하철을 타고 보러갈 수 있는 투어가 아닌 이상은, 멀리까지 가서 단순히 골프 대회만을 보고 다시 올라오기가 쉽지가 않은 일이다. 수도권에서 열리는 골프 투어가 아니라면, 이제 골프 대회는 다른 축제들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을 일이다. 투어가 종료되는 시점부터는 작은 콘서트 같은 게 열려도 좋을 것이다. 인근의 숙박과 관광 산업과의 연계는 당연한 일이다. 골프 투어가 열리는 시점부터 지역의 상권과 경제가 지금보다도 더욱 활성화되고,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도 ‘골프 투어’에 한번은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상상이 황당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에는 재즈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가고 싶어하고, 실제로 가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처음에는 그러했다. 골프 투어가 이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축제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