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알못의 골프단상 53

스포츠와 과학, 골프와 과학

흥미로운 칼럼을 보았다. 바로 브라이언 디셈보와 <더 골핑 머신> 이라는 책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사실 스포츠는 과학을 만나면서 한층 더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근육의 트레이닝, 근합성에 관련된 내용 뿐 아니라 휴식이 왜 중요한지도 과학이 증명했다. 더 강한 인간을 만드는 방법은 스포츠가 대충 길을 제시했지만 과학이 더 효율적이고 우수한 방향을 제시해왔던 것이다.

예컨대 오직 인간의 힘만을 믿었던 동양무술조차 과학적 트레이닝으로 무장한 서양의 복싱과 종합무술에 대판 깨지는 중이고, 역으로 그저 신비롭게만 보였던 동양무술의 일부는 현대 과학으로 증명이 가능할 정도로 아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이었던 경우도 있다.

프로골퍼 김인경 선수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트레이닝들을 봐도 골프채와 공을 가지고 하는 훈련은 오직 필드에서만 이뤄진다. 이제 선수들은 많은 시간을 체육관에서 필라테스와 요가, 코어 트레이닝을 통해 효율적이고 강력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런 과학의 효과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현재 남자 프로골프 PGA 투어에서 가장 비거리가 많이 나가는 골퍼의 경우는 거의 300야드에 육박하고 있다. 이전 세기의 골퍼들과 직접 비교하는 건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이것 역시 과학의 힘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골퍼 브라이언 디셈보의 나이는 약관 24세. 한국으로 치면 군대를 안갔을 경우 이제 졸업하고 영장 기다리는 나이, 군대를 갔으면 복학생일 신분이다. 근데 이 어린 골퍼 디셈보는 스스로를 ‘골프 과학자’ 라고 부른다. 디셈보는 자신의 스윙을 <더 골핑 머신> 이라는 책을 보고 완성한 걸로도 유명하다.

<더 골핑 머신> 은 보잉 사 엔지니어였던 호머 켈리가 직장까지 관두고 28년에 걸쳐 집대성해 만들어낸 스윙 이론서다. 그는 이 책에서 기하학 물리학의 원리를 도입하여 골프스윙을 도형으로 설명했다. 이 책은 골프 레슨 분야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디셈보가 바로 이 이론에 입각하여 골프를 배웠다. 대학에 가서는 물리학을 배우고, <더 골핑 머신>의 이론을 바탕으로 모든 클럽의 길이까지 통일하는 실험 끝에 그는 자신만의 스윙을 완성, 대학시절 미국 대학 개인 선수권과 US 아마추어를 동시에 우승한 역사상 다섯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프로가 되어 존 디어 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승을 신고했다.

한때는 야구선수의 어깨는 쓸수록 단련되어 강해진다는 속설이 진지하게 믿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걸 지금 시대에도 믿는 사람이 있었단 건 함정이지만) 그때는 아마추어나 프로나 어깨를 닳고 닳도록 혹사시켰고, 결국 선수생명까지 일시불로 긁어 빠르게 은퇴하고 폐인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재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어깨는 닳아 없어지는 소모품이고, 아마추어들도 경기가 끝나면 아이싱은 기본이 되었다.

디셈보를 보면 스포츠의 발전을 이끄는 것도 과학, 그리고 스포츠의 대중화를 이끄는 것도 과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를 좀더 쉽게 만드는 것, 결국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도 과학이 도와주는 것이다. 그의 파격적이고 과학적인 행보가 기대된다. 골프가 그로 인해 한층 더 재미있어졌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