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알못의 골프단상 57

이상한 규정의 나라

살다보면 별 희한한 규정이 발목잡는 경우가 많다. 나같은 경우는 규정까진 아니지만 불문율화된 부분이 항상 사람을 열받게 했다. 한국에서는 반드시 신춘문예나 문예지 문학상을 받아야만이 ‘작가’로 인정을 받는 풍토가 있다. 근데 이게 웃긴게 예술가가 무슨 자격증을 받아야만 예술가는 아니지 않는가. 근데 희한하게도 한국에서는 이 ‘등단’을 하지 않으면 작가로 보지를 않는다. 나도 그래서 그네들 규정으로는 ‘작가’가 아니다. 이 ‘작가’들이 모여있는 ‘문단’이라는 곳도 웃길 따름이다. 자기네들은 ‘문단’이란 허상이고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니 이미 ‘문단’이란게 존재하는 건 다 알고 있고 거기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신춘문예 심사위원하고 작품뽑고 ‘작가’ 뽑아주고 하는데 없긴 뭐가 없나. 말장난일 뿐이지.

골프계에서는 이런 불문율을 넘어서서 아예 성문화된 규정이 발목을 잡나보다. 바로 최근 칼럼으로 지적된 전문캐디의 프로암 동반 불허 규정이다. 미국에서는 전혀 이런 규정이 없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도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캐디가 연습라운드와 프로암을 통해 코스를 파악해야 하지 않겠는가? 골프 뿐만 아니라 타 종목인 축구 조차도 상대팀에 원정을 갈때면 원정팀 구장에 최대한 빨리 들어가 연습을 하기 위해 온 구단 직원들이 촉각을 세우고 동분서주한다. 홈팀은 일부러 이걸 내주지 않기 위해 가끔 꼼수마저 부릴 정도니, 이 실전 감각이란게 경기력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헌데 프로암에 캐디를 동반할수 없다는 규정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양용은 선수의 경우는 외국인 캐디를 일요일 저녁 일찌감치 한국으로 불러들였는데, 규정탓에 월요일 화요일을 놀고 공식 연습일 하루만 코스를 파악했다. 하루가지고는 캐디가 코스를 파악할 수가 없지 않은가. 당연히 최경주 선수조차도 불만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이 규정은 전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고 한다. 규정이 만들어진 배경도 웃긴데 KLPGA에서 2006년, 프로암에 캐디를 동반할 경우 일부 여자 프로들이 아마추어 동반자들에겐 소홀하고 캐디하고만 속닥거렸다고 한다. 그 때문에 만들어진 규정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웃긴 일이다. 아니 전체도 아니고 일부 선수면 그 ‘일부’ 선수에게 징계를 주면 될 일이고, 아니면 뭐 벌점제도를 운영해서 벌점이 초과한 선수만 캐디동반을 불허하든가 했어야지 이러면 멀쩡히 매너있게 잘 라운딩하던 다른 프로들은 뭐가 되냔 말이다.

쓰레기통에 자꾸 가정쓰레기를 가져다 버린다고 쓰레기통 자체를 없애버리는 식의 이런 몰상식한 행정은 공무원들만으로도 족하다. 이미 많이 피곤하다. 골퍼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없애자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오늘도 협회는 여전히,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