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알못의 골프단상 58

LPGA의 빛과 그늘, 한국은 어떠한가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유지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나는 사실 의아한 마음이 앞섰다. 왜? 사실 골프는 퇴출이 1순위 아니던가? 뭐 그 과정에서 어떤 로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골프가 전세계인이 모두가 즐기고 보는 그런 저변이 있는 스포츠는 아니지 않는가? 골프는 심각하게 이야기하자면 올림픽 태권도보다도 유효 인구수가 적을 것이다. 그 태권도조차도 올림픽 종목에서 빠지니 마니 하는 판인데…

LPGA 의 양적인 성장이 눈부시다. 성장이라는 말보다도 ‘팽창’ 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LPGA 투어에는 이제 전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선수들, 그리고 그 선수들을 통해 늘어난 후원기업을 통해 세계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 LPGA 투어 31개 대회 가운데 15개 대회 개최 장소가 미국 밖에서 열렸다.

그러나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단기간에 ‘팽창’을 이룬 많은 것들이 그렇듯 문제점들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 먼저 세계화 전략의 동기 자체가 미국 내에서의 스폰서 유치가 점점 줄어들고 신통치 않은 점이라는 것이다. 결국 유럽과 아시아 등지로 눈을 돌려 연간 700억 이상의 상금에 30개가 넘는 대회를 유치하는덴 성공했지만, 대회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이 장거리 비행의 부담을 그대로 강요당하는 중이다. 대회 일정이나 스케쥴 관리는 엉망에 가깝고, 뉴질랜드 여자 오픈의 경우만 봐도 상금은 130만 달러로 많지도 않은 편인데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는 직항 비행기를 타고 가도 21시간이 육박하는 거리다. 이런 탓에 상위랭커 선수들은 점점 먼 지역의 투어에 불참하는 통에 대회자체가 B급으로 추락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토너먼트는 한술 더 떠 개최 한달 직전 갑자기 취소됐다. 중국 지방정부가 승인하지 않았다는 말 뿐 LPGA 투어는 이렇다할 대책도 더 이상의 변명도 없었다. 거기에 프랑스에서의 에비앙 챔피언십은 갑자기 앞뒤 맥락도 없이 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면서 돈으로 메이저대회라는 명예를 샀다는 비난이 솟구쳤다.

LPGA는 이미 구조상 아시아 기업들의 스폰서십이 없다면 유러피언 여자 투어처럼 망하기 직전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 LPGA가 아시아 선수들의 대약진으로 제2의 도약을 맞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 기업들이 하나둘씩 후원을 끊던 시기에 박세리를 포함한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은 새로운 스폰서쉽의 길을 열어준 것이었다. 실제로 현재 JTBC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도 다수의 대회를 스폰중이다.

한국은 어떠한가? 다행히 한국은 LPGA와 PGA 처럼 상금규모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인기에서는 KLPGA가 크게 앞서는 모양새지만 티비 시청률을 제외한 오프라인 갤러리들의 숫자들만을 생각하면 그역시 크게 밀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 탄탄한 시스템으로 유지하기보다는 선수들의 약진, 그리고 그 선수들에 열광하는 팬들, 그런 선수들에게 들어가는 후원으로 구조가 유지되는 형태에선 LPGA와 다를바가 없다. 대회가 파행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협회는 언제나 크게 별일을 안하고 있고, 가끔 물의를 일으키는 건 여전하다.

골프처럼 기업의 후원을 타는 종목의 특성상, 한국의 경제상황이 앞으로 더 나아지기 어렵다고 볼 때 신규 유입되는 생활체육 골퍼들이 적어지는 만큼 판은 더 적어지고 암울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협회는 지금부터라도 선수 육성, 생활체육과의 연계, 더욱더 넓게 생활체육 저변의 확대, 리그 전체 시스템의 합리적인 운영과 탄탄한 시스템 정착 등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의 골프 투어들도 언제 LPGA 같은 위기가 올지 모른다. 혹은 그걸 넘어서서 유러피언 여자 골프 투어처럼 망하기 일보직전까지 갈지도 모를 일이다. 스폰서십만 찾아다닐 게 아니라, 극단적으로는 대기업 스폰서가 전부 나가떨어져도 리그가 운영될만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각오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