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나는 널 왜 자꾸 생각하는가. 내 머리와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너는 무슨 존재인가. 두 개의 행성이 서로 충돌하여 새로운 우주를 만들 확률은 얼마인가. 어쩌면 지나쳐도 모를 두 존재들이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달려드는 그 모습이, 생의 끝을 알고서라도 불속으로 달려들어가는 나방과 같다. 충돌하여 파멸될 줄 알았던 그 두 존재는 또 다른 우주로 태어나니, 그것은 사랑이자 중독이리라.

사랑하여 중독되는 것인지, 중독되어 사랑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는 그저 하루에도 몇번씩 네가 생각나고, 너와 관련된 행동과 마음씀씀이를 하지 않으면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그래서 난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너를 바라보고, 너에게 연락하고, 너와 함께 한다.

 

우리도 모르게 생겨난 우리 사이의 그 공간을 나는 ‘우주’라 칭하고 싶다. 우주는 모든 것을 섭렵하고 포용한다. 바다를 보면 마음이 트이고 내 모든 근심과 걱정을 받아 주는 것 같지만, 바다는 우주에 비하면 물 한방울이다. 아니, 한방울조차 되지 않는 존재일지도. 그러니 우주는 모든것을 안고 있고 우리 사이의 풀리지 않는 불가사의한 감정들도 그대로 받아들인다. 또한 우주는 미지의 세계다. 알아갈수록 신기하지만, 전부를 다 알순 없다.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는 순간, 어쩌면 우리의 우주는 사라질지 모른다. 끝이 없고 미지의 세계인 것이 감사할 정도다. 모르는 것에 대한 의문과 질문, 그리고 답답함은 안고가야 할 몫이지만 하나하나 발견하는 것이 새삼 신비롭다. 우리도 그렇다.

 

내가 너에게 중독 되었는데, 너는 나에게 중독되지 않았을 때, 나는 슬프다. 너에게 온 힘을 다해 매달렸건만, 나에게 너를 허락하지 않는 모습이 차가웠다. 매일 새벽에 너의 주위를 맴돌기도 했다. 식음을 전폐하고 너만 생각하고, 너를 향해 달려갔다. 어쩐지 하루하루 다가가니 너도 마음을 열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문이 조금씩 열리고, 우리의 우주는 그렇게 커갔다.

 

돌이켜보니 그것은 나와의 싸움이었다. 너에게 끌리는 어찌할 수 없는 자동적인 감정 외에도, 나는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을 지켜야했다. 열정을 뜨겁게 간직하고, 매일 너에게 달려갔어야 하는 일. 그것은 지독한 나와의 싸움이자, 내가 지켜야할 신념이었다. 그리고 행동이자 실천이었다. 너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건 그저 허상이다. 너도 허상이고, 너를 사랑한다는 나의 마음도. 하지만 내가 움직일 때 그것은 현실이 된다. 네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너에게 중독되어 하루하루 열심히 다가가려 노력하다보면 그것은 허상이 현실이 되는 소중한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 물론, 네가 나를 원치 않으면 우리의 인연은 거기까지다. 하지만, 내가 해볼 수 있는 것은 너와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무엇이든 해봐야 한다. 그것이 실천이자 행동이고, 사랑이자 열정이다.

 

그러고보니, 누군가에 중독되었을 때 나는 매순간을 그렇게 다가갔을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고 실천했을까. 머리로만 완성된 중독은 참으로 메스껍다. 움직이지 않는 중독과 열정은 우리에게 좋지 않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너라는 대상이 약이나 술, 몽상이나 환상이라면 더 그렇다. 너라는 존재에 대한 중독이 아니라 잠시 잠깐 좋은 것에 대한 갈구함은 사람을 피폐하게 한다. 그러니 아마 중독에 대해서는 법이라는 잣대도 들이대는 것이다.

 

중독은 아름답다. 그것이 실천을 동반할 때. 그리고 못다한 내 열정을 끌어올릴 때. 그리고 그 중독이 나의 삶을 해치지 않을 때. 오히려, 삶에 대한 에너지를 더 쏟아낼 수 있게 할 때. 가장 달콤한 중독인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변화. 젊어지고, 웃음이 나며 뭔지 모르게 세상이 아름다워보는 괜찮은 착각.

 

나는 그렇게 너에게 중독되어 간다. 우리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너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너는 이루고자 하는 꿈이다.

너는 목표를 정하고 뛰는 마라톤이다.

너는 하루하루를 나와 약속한 달리기다.

너는 나의 스윙을 아름답게 하는 골프다.

너는 나의 세포를 하나하나 깨우는 요가와 필라테스다.

너는 나의 미각을 행복하게 하는 맛있는 요리다.

너는 내 삶의 컬러를 하나하나 이루어주는 패션이다.

너는 나의 존재감을 올려주는 나의 일이자 삶이다.

너는 그렇게 나다.

 

나는 가능한 많은 것에 중독되고 싶다. 그저 빠져들어 정신 헤롱한 무언가를 뜻하는게 아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달려든 중독엔 선물이 있다. 내가 나의 삶과 인생을 걸어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가치가 있는 중독은 그렇다.

 

그것은 결국,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이면서 나에 대한 나의 사랑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세상엔, 중독 되어도 좋을 많은 가치 있는 것들이 있다.

그것과의 우주는 여러개를 가지고 있어도 좋다. 끝이 없이 넓은 것이 우주의 속성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