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곡

주요 뜻  [음악] 어떤 주제를 설정하고, 주제의 리듬, 선율, 화음 등을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변화시켜서 전체를 하나의 악곡으로 만든 것

튀는 부분이다.

변화된 부분이고.

하지만 본질과 본질을 연결하며 그 의미를 더한다.

노래를 들어도 그렇다.

Verse로 시작된 노래는 후렴을 지나, ‘Bridge’로 refresh를 하고 또 다른 Verse나 후렴을 향한다.

모든 노래가 ‘Bridge’가 있는 건 아니지만, ‘Bridge’는 노래의 지루함을 달래 주고 곡 전체를  환기시킨다.

작은 구절의 소소한 구성이지만, 곡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변주’가 (절실하게) 필요해!”

그래서 ‘변주’라는 것은 중요할 때가 있다.

생각해보자.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 거울 속 퉁퉁 부은 얼굴을 보며 어제  밤늦게 먹은 라면이  생각나고, 습관에 의지하여 반쯤 눈을 감은 채 양치를 시작한다. 정신을 차려보면 10분만 일찍 나왔더라면… 후회하는 만원 버스 속이고, 하루의 시작은 무거움에 무거움을 더하며 이리 쳇바퀴 돌 듯 살아도 되나…라는 푸념과 함께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는  반복되고  반복되는  하루하루.

‘변주’가 필요한 때다.

그리고 ‘변주’를 결심한다.

내일은 조금이라도 달리 살아보려는.

“‘변주’에 대한 결심”

하지만, 어찌 그게 쉽겠는가.

사람이 습관과 피동성은 무서운 것이어서 자각조차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고, ‘변주’라는 생각은 쉽게 피어나나 당최  반복되는 삶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나는 오늘  몇십 년 만에 (놀랍게도 이건 태어나서 처음…) 새벽에 일어나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출근을 했다.

사실, 이 ‘변주’를 위해 나는 무던히도 애를 썼다.

출근 전 수영을 위해서는 평소보다 50분을 먼저 일어나야 한다.

그게 만만치 않다. 1분이라도 더 자려고 사투를 벌이는 나인데, 정말 힘들었다.

게다가 이러한 결심을 한 건 족히 1년도 넘었었더랬다.

‘언젠간 한 번, 언젠간 꼭’을 외치며 쌓여가는 날들과 ‘변주’를 위한 결심마저 지루한 반복이 되면서 나 자신의 나태함과 의지 부족을 저주하기까지 했다.

그리고는 오늘 아침 드디어 잠을 깨고 벌떡 일어나 짐을 주섬주섬 챙겨 수영장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수영장에 있었다. 수영장 물은 기분 좋게 따뜻했고 익숙하지는 않지만 즐겁게,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다.

“생활 속 작은 변주”

고백하건대, 오늘 아침 일어날 때는 약간의 분노와 함께 했었다.

아니, 도대체 내가 이것을 하면 뭐가 달라질지 보자…라는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한 악에 받친 분노였다.

수영을 하고 출근한 후 달라진 것?

약간의 상쾌함과 그래도 한 번은 해냈다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 외에는 변한 것이 없었다.

세상은 그대로고, 회사 이메일에 가득 찬 pending issue들도 그대로였다.

다만 한 가지.

가끔 아침에 마주치는 총무팀 직원에게 평소보다 두 마디의 인사를 더 건넸다.

그는 흑인으로 유럽인 이 곳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업무를 맡고 있고, 아침에는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서 청소를 하고 누군가 어려움을 호소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일을 도와주곤 한다.

평소에 인사치레로 ‘Good Morning’만을 건네었던 내가, “How are you?”라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보태었다.

그의 얼굴이 환해지며 서툰 영어로 “I’m Good and I’m happy”라고 대답한다.

“You always look  happy!”라고 하자 “I’m blessed. I’m always happy, thanks God!”라며 자기 할 일을 계속했다.

그의 말에 나도 더불어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변주’가 ‘변주’를 만들며, 조금은 더 다르게 일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난 내일 또 출근 전 수영을 도전할 것이다.

솔직히 장담은 못하겠다. 일어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어나더라도 짐을 챙기다 포기할지 어떨지를.

하지만  끊임없이 생활 속 ‘변주’를 도전하고자 한다.

‘변주’가 그리 클 필요는 없다.

작은 것부터 바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날 밤늦게 먹던 라면을 한 번 안 먹어보는 것. 양치를  오른손이 아닌 왼 손으로 한 번 해보는 것. 정말 10분만 일찍 일어나서 또 다른 풍경의  출근길을 맞이해 보는 것.

또는 평소에 하던 인사에 한 마디를 덧 붙여 보는 것. 누군가를 밑도 끝도 없이 칭찬해 보는 것.

물론, ‘변주’를 위해선 일상이 있어야 함도 잊지 않아야겠다.

‘변주’만으로 이루어진 음악은 자칫 소음이 될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