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 터진다.
정전기 얘기다.
겨울은 정전기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겨울철에 금속 물체나 손잡이 등을 만지다가 찌릿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스웨터나 목도리 같은 정전기가 생기기 더 쉬운 옷이라도 입은 날엔 하루종일 팍, 팍, 터지는 정전기 탓에 뭔가를 만지기조차 겁먹기 일쑤이다.
정전기는 靜電氣, 말 그대로 멈춰있는 전기를 뜻하는 말로, 물체 위에 정지해있는 전기이며 마찰에 의해 발생한다. 물체가 마찰할 때마다 조금씩 쌓여있던 전기가 적절한 유도체에 닿으면 그 순간 순식간에 이동하면서 스파크가 튀게 되는데 이게 우리가 흔히 느끼는 ‘정전기 통했다’라는 상황이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요인에 따라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와 발생 빈도가 다르다. 그래서 같은 사물을 만지더라도 누군가는 정전기가 생길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여름보다는 건조한 겨울철, 그리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보다는 적게 흘리는 사람, 뚱뚱한 체형보다는 마른 체형의 사람, 남자보다는 여자, 어린이보다는 노인에게 흔히 발생한다고 한다.
내 경우는, 겨울이면 거의 내가 피카츄인가 사람인가 헷갈릴 정도로 정전기가 잘 생기는 편이다. 우리 집을 기준으로 하면 아버지와 내가 비슷한 체질인지 어머니와 동생은 아무렇지 않은데 유독 우리 둘만 하루종일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 거린다. 정전기는 워낙 짧은 순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치명상을 입는다거나 위험한 일이 생길 가능성은 낮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몹시 아프기 때문에 자주 정전기가 일어나는 사람은 건조한 계절에 잔뜩 움츠러들게 된다.
‘에이 뭐 정전기 정도로!’ 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불주사를 놓는 것처럼 따끔거리는 고통을 모르는 것이니 행운아라고 할 수 있겠다.
행운을 타고나지 못한 그 외의 우리 ‘피카츄’ 동지들을 위해 겨울철 정전기방지 꿀팁을 공부해왔다.
우선은 옷부터.
정전기는 화학 섬유 소재의 옷에 특히 더 많이 발생한다. 앞서 말했듯 정전기는 마찰로 생기기 때문에 옷을 보관할 때에는 같은 섬유의 옷을 포개어 보관하지 말고 사이에 신문지 등을 끼워놓거나 순면 소재의 옷을 번갈아 두면 정전기의 발생이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전기가 심하다면 입기 전에 습도가 높은 세면장이나 욕실 등에 걸어두면 좋다. 그리고 빨래를 할 땐 정전기 방지가 되는 섬유유연제를 넣고 세탁하자. 하루 종일은 아니더라도 분명 효과가 있다.
이렇게 세심하게 옷을 입었더라도 하루종일 아무 마찰도 없을 수는 없다. 그리고 우리 몸은 괜찮더라도 외부 요소에는 정전기가 많이 모여있을 수 있으므로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집 밖의 수많은 금속 물체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정전기를 무서워 하는 사람들의 겨울철 공통된 버릇이 있다. 문 손잡이를 잡을 때 조심스럽게 손 끝으로 만지는 것이다. 통증에 맞서 본능적으로 나오는 행동이지만 사실 이 행동이 훨씬 아프게 정전기를 통하게 만든다. 대전되는 표면적이 줄어들수록 좁은 부분에 더 강하게 스파크가 튀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손가락으로 피뢰침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두려울수록 손바닥을 쫙 펼쳐서 한번에 큰 면적이 닿게 하는 것이 정전기를 분산시킬 수 있어 효과적이다.
이마저도 두렵다면 금속 손잡이등을 잡기 전에 아무 벽이나 바닥에 손바닥을 접촉시키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충격이 줄어든다. 금속 물체를 잡기 전에 벽에다 잠시 손을 대어 보자.
이것도 저것도 다 안되는 사람은 휴대 가능한 전도체를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 악세서리 모양으로 나온 것도 있으니 구비하여 정전기가 발생할 것 같은 장소에 미리 접촉 시키면 심각한 통증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실내에서라면 가습기를 틀어두는 것이 좋고 외출시엔 신체가 건조하지 않도록 핸드크림 등으로 주기적으로 보습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아토피환자들은 피부에 더 치명적일 수 있고 노인들에겐 순간의 전기 충격도 위험할 수 있다고 하니 마냥 견디기만 했다면 예방에 힘써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정전기의 공포는 이해하는 사람만 이해한다.
어두운 곳에서라면 번쩍거리는 불꽃도 종종 본다. 엄살 같겠지만 실제로 정전기의 잦은 발생으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주유소 등 불꽃이 치명적인 곳에서는 자칫 초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방심하지 말고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마다 따끔한 맛을 보고 있는 피카츄, 혹은 발전기 인간들에게 이 글을 바치고 싶다. 온갖 방지책을 마련해도 아차 하는 사이에 불꽃을 볼 때가 여러번이다. 안타깝지만 남들보다 두배로 조심하고 한순간 한순간 더 짜릿하게 산다고 생각하며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