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쳤다. 물론 정치성향에 따라 회담의 결과에 대한 서로의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우리 땅에서 펼쳐진 잔치상에 최고의 음식과 술을 살펴보기엔 이만한 이벤트가 없을 것이다. 정상회담은 그 시작전부터 많은 것들이 화젯거리가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만찬 메뉴다. 만찬 메뉴는 갖가지 다양한 의미를 담아 내었는데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1. 한반도 최고의 술, 면천두견주와 문배주

남북의 정상들과 나라를 대표하는 공무원들이 만난 자리에 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특히나 북한 사람들은 앞에서 대놓곤 점잔을 떨다가도 뒤풀이 때 술이 몇잔 들어가야 흥이 돋우는 성격을 대체로 가졌다 하니 이런 이벤트에는 더더욱 빠져서는 안될 아이템이었을 것이다. 

만찬에 올라온 술은 두 가지였는데, 문배주와 면천두견주다. 문배주는 면세점이나 대형마트 주류코너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 술이다. 이미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건배주로 쓰였던 적이 있다. 양조법이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증류식 소주 중 하나다. 본래는 우리나라보다 평양에서 먼저 제조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던 것이 한국전쟁 시 월남한 사람들에 의해서 근근히 양조법이 전해내려지다 1990년대부터 경기도 김포쪽에서 많이 양조되었다고 한다. 한국 전통주로서 특이하게 쌀을 전혀 쓰지 않고 밀을 주원료로 하고 있고 이에 누룩과 수수, 조를 더해 만든다. 아마 벼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평양과 평안도 부근에서 발달했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수수가 주재료인 중국 고량주와도 유사한 맛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배주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야생의 ‘배(과일)’의 일종인 문배 향이 난다하여 붙여졌다. 대학 때 글쓴이가 이 술을 마실 일이 있어 마셨을 때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느꼈는데, 당시에는 배를 사용하여 만든 일종의 리큐르 종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문배주는 실제 배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쌀이 아닌 밀과 다른 곡식을 섞어 배의 향을 낸 술이다. 문배주 뿐 아니라 곡식을 원료로 하는 증류주는 잘 만들어졌을 경우 과일이나 꽃에 비유되는 향이 나는 경우가 많다. 잘 익은 막걸리의 경우에도 묘한 사과향이 나기도 하는데 이는 양조장의 엄청난 내공의 증거이니 꼭 킵해놓고 오래 마시기 바란다. 어쨌든 이런 문배주는 그 독특한 향과는 달리 매우 독한 술에 속하는데 그 도수는 무려 40도 정도 된다. 잘못마시게 되면 입과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며 실제로 글쓴이는 이를 잘못 마시고 목이 쉰 적이 있었다.

면천두견주 또한 어쩌면 평양 태생의 문배주와 비슷하게 이북땅과 인연을 가지고 있다. 바로 고려의 개국공신 복지겸과 그 사연이 연결되어 있는데, 복지겸은 왕건이 궁예 수하로 있을 때 왕건에게 쿠데타를 일으킬 것을 강력하게 건의했던 인물 중 하나다. 공산 전투에서 신숭겸이 왕건을 대신해 왕건의 갑옷을 입고 대신 전투에 나갔을 때, 왕건을 피신시킨 초기 고려사에 아주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런 복지겸이 한날 큰 병을 얻어 몸져 눕게 되었을 때, 아무리 좋다는 명약을 써도 차도가 없자 복지겸의 딸 영랑이라는 아이가 아버지 병을 낫게 해달라며 면천의 어느 산에 올라 매일같이 기도를 드렸다. 면천은 충남 당진군의 한 마을로 간척사업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바다로 접근하기 좋은 서해안의 요충지였다. 그렇게 기도를 드리자 영랑의 꿈에 산신이 나타나 ‘진달래꽃을 따서 술을 빚되 반드시 안샘물로 빚어 아버지께 드리고, 안샘 곁에 두 그루 은행나무를 심고 정성껏 기도하면 아버지의 병이 반드시 나으리라’ 말했다. 영랑은 그 말을 따라했고 복지겸의 병은 씻은듯이 나았다는 전설이 있다. 

두견주는 두견화에서 생겨났고, 두견화는 진달래의 다른 이름이니 진달래술을 의미한다. 또한 공식적이진 않지만 북한의 국화(國花)가 진달래꽃임을 감안할 때, 만찬주로 사용하기에 적당한 스토리를 지녔다 할 수 있겠다. 

2. 달고기는 무슨 고기인가

일반인들은 ‘달고기’ 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글쓴이도 사실 잘 몰랐다. 조사나 강태공이 아닌 다음에야 이 물고기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도 없을 정도로 희귀한 물고기다. 처음에 만찬메뉴에 올라온 달고기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북한의 ‘단고기(개고기)’를 생각하여 특이한 육류라고 생각했지만 생선의 일종이었다. 

달고기는 봄철 남해안이나 제주도 바다에서 바닥에 붙어사는 어종이다. 달고기라 하여 별명이나 애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식 물고기 이름이 특이하게도 달고기다. 달고기목 달고기과에 속하는 어류라고 하며, 경남에서는 허너구, 전라도에서는 정갱이라는 방언으로도 불린다. 

은색의 넓직하고 납작한 형태로 모양과 지느러미가 굉장히 화려하다. 또한 턱을 앞으로 내밀 수 있게 돌출되어 있어 갑각류나 작은 물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 머리가 아주 크고 등지느러미 극조가 길게 뻗어나와 굉장한 포스(?)를 풍긴다. 

흰살생선으로 맛이 좋은 편이어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여러나라에서 식재료로 쓰인다. 

3. 뢰스티

뢰스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스위스 유학시절 즐겨먹었다는 것에 착안해 내놓은 요리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감자전과 비슷한데, 그 위에 베이컨이나 돼지지방 혹은 치즈 등의 다양한 토핑을 얹어먹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브런치 개념으로 많이 먹기 때문에 계란과 함께 먹는 경우도 많다. 사실 뢰스티는 스위스 요리라기 보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즐겨먹던 감자요리의 한 형태다. 그들의 소울푸드이자 국민음식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부침개와 비슷하게 아마 그 지역의 ‘엄마’의 숫자만큼 레시피가 다양하다. 따라서 이게 원조다 하는 레시피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그때그때 먹고 싶은 기분에 따라서 다양하게 응용해서 먹으면 된다. 만들기는 매우 쉬운 편이므로 집에서 충분히 따라할 수 있으며 무쇠팬에다 구워먹는 것이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