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까지 확실하게!

지난 ‘중급자 1_그립 편’에서는 그립의 너비와 방향에 따라 턱걸이의 종류를 나누고, 각각조금 더 집중하게 되는 근육의 차이를 알아보았다. 즉, 턱걸이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표면적인 작용인 ‘당기는 방법의 변형’을 통해 중급자의 턱걸이 운동이 보다 다양하고 흥미로울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 셈이다. 오늘은 당기는 방법이 아닌 ‘코어의 변형’을 통해 동일한 그립으로도 더 큰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는(쉽게 말해 더 가혹한 근육통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턱걸이를 처음 배울 때의 가장 기본은 마치 몸통은 내 것이 아닌 듯, 편안하게 늘어뜨리는 것이다. 글로만 표현했을 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이긴 하지만, 그 목적은 분명하다. 턱걸이를 수행하는 동안 불필요한 반동을 방지하고, 정적이며 정확한 자세에 집중하기 위해 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 보면 되겠다. 그리고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정석 턱걸이를 수행하는 동안에는 지난 편의 내용처럼 그립의 변화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중급자 중에서도 첫 세트에 10개 정도를 정자세로 해낼 정도의 수준이 되면, 이제는 코어의 변형까지 시도해볼 때가 됐다. 코어란 쉽게 말해 가슴 아래의 몸통을 의미한다. 앞면의 복근뿐만 아니라, 뒷면의 등, 허리 근육을 통칭한다. 물론 사람 몸이라는 게 레고 블록처럼 근육이나 인대, 뼈 등이 개별적으로 완전히 구분되어 있진 않기 때문에 강한 코어를 위해서는 엉덩이, 허벅지, 가슴과 등까지도 연결 부위 근육의 협응이 적절히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중심에는 코어 근육이 있다. 즉, 이번 편에서는 턱걸이를 수행하는 동안에 몸통과 하체의 변형을 통해 주 작동 근육인 팔, 어깨, 등 외에도 코어 전체를 단련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뤄볼 예정이다!

L-Sit 턱걸이

L-Sit은 말 그대로 알파벳 대문자 L 모양으로 앉는 자세를 의미한다. 올림픽 체조 종목 중 링이나 도마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세로, 상체를 꼿꼿이 세운 채 다리를 앞으로 쭉 뻗어 옆모습이 대문자 L이 되도록 하는 자세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별거 아니겠는데…?’ 하는 마음으로 한 번 시도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만만치 않은 자세다. 기본적으로 복근의 근력이 아주 강해야 한다. 더군다나 철봉에 매달린 채 자세를 취하려면 등 상부와 더불어 하부까지도 강한 자극이 느껴진다. 또 쭉 뻗은 다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유연성도 필요하다.

이런 L-Sit 자세를 유지한 채로 턱걸이를 수행해보자. 신기하게도 체중은 그대로인데, 한 10kg 정도 되는 중량 조끼를 입고 턱걸이를 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L-Sit 턱걸이는 자세만으로도 반동을 원천봉쇄하기 때문에 보다 순수한 팔, 어깨, 등의 힘으로 몸을 끌어당겨야 한다. 또 턱걸이를 하는 내내 복근에 강한 자극이 가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그래도 선명한 복근을 위해서는 따로 크런치나 레그레이즈 같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아마 초기에는 복근의 힘이 먼저 떨어져서 L-Sit 자세가 풀릴 것이다.

만약 도저히 근력이나 유연성이 준비되지 않아서 L-Sit 턱걸이가 힘들다면, L-Sit 자세에서 무릎을 굽힌 채로 턱걸이를 해보자. 복근에 가해지는 자극은 훨씬 덜하겠지만 마찬가지로 반동을 원천봉쇄하기 때문에 보다 강한 턱걸이를 하는 효과가 있다.

Twist 턱걸이

이 턱걸이는 거의 내가 지어낸 거나 다름없다. 여러 운동 관련 동영상을 살펴봐도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수행해본 결과, 네거티브 훈련과 어깨 후면을 자극하는 효과가 엄청나다. 꼭 시도해보길 바란다!

방법은 간단하다. 정자세로 다리를 쭉 편 채로 턱걸이를 수행한다. 최고지점에서 멈춘 다음, 몸통 전체를 좌우로 천천히 회전시킨 뒤 다시 천천히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이때, 허리 아래만 좌우로 회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슴부터 발끝까지 전체를 회전시켜야 한다. Twist 턱걸이를 꾸준히 연습하면, 상급자 편에서 다룰 ‘아처(Archer) 턱걸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단 Twist 턱걸이는 수행 과정 전체가 굉장히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한 가장 바른 자세로 수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최고지점에서 천천히 좌우로 몸통을 회전시킬 때 각각 한쪽 팔과 어깨에 무게 중심이 쏠리는데, 이를 견디는 과정에서 어깨 후면에 큰 자극이 온다. 특히 가슴부터 발끝까지의 몸통 전체가 흔들리거나 덜렁거리지 않으려면, 복근과 엉덩이, 발끝까지 힘을 준 상태로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코어 발달에도 효과적이다.

이제 내 마음대로 조합해보자.

중급자 편에서는 그립의 너비(클로즈 그립과 와이드 그립), 그립의 방식(오버 그립, 언더 그립, 썸리스 그립, 얼터네이티브 그립), 그리고 코어 변형(L-sit 턱걸이, Twist 턱걸이)를 소개했다. 개별적인 개수는 겨우 8개이지만 각각을 조합하는 경우의 수는 훨씬 다양하다. 그립 너비와 방식의 조합은 지난 편에서 다루었고, 오늘 다룬 코어 변형인 L-sit과 Twist도 각각이 익숙해지면 아예 합쳐버려도 좋다. L-sit 자세로 턱걸이를 수행하며 최고지점에서 다리와 몸통을 회전시키는 것이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내가 기획하고 연재하는 이 글의 기준에서 보면 겨우 중급자 딱지를 떼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중이다. 상급자 편에서는 도전 정신을 불태우는 아크로바틱한 턱걸이들을 소개할 것이다. 그 턱걸이들 중에서 그나마 내가 몇 개라도 해낼 수 있는 건 앞서 언급한 아처 풀업뿐이다. 중급자 코스가 가장 긴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조합과 변형을 통해 턱걸이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급자 코스의 턱걸이들도 가능하게 될지 모른다. 다음 상급자 편에서는 글쓴이인 나도 아직 부단히 연습 중인 고난이도 턱걸이의 향연을 함께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