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차별화는 생산자 중심의 용어다. 내가 알고 있는 주변의 제품들이나 경쟁자들과 달리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아는 손쉬운 차별화의 정의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이라고 불리는 향후 시대에 차별화하는 단어는 만만치 않은 의미를 내포할 것이다.”사람들은 의류 사업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실제 통계를 보면 의류업 전체 매출은 늘고 있어요” 한 어페럴업체 사장님의 말이다. 그 말대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실제 의류 부분의 매출은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전통 브랜드들은 날로 허덕이고 있다. 그럼 늘어난 파이는 누가 가져갔을까?

“게릴라들이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들이죠.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스케치를 가지고 공장에만 주면 몇백 벌 만드는 것쯤은 문제가 아닙니다. 파는 것도 전혀 어렵지 않아요. 페북이나 SNS 채널로 순식간에 팔아버리니까요”

기존 업체들은 황당해하지만, 그들과 싸우기도 난감하다. 새로운 경쟁자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무대에서 싸운다. 고객들도 정작 차별화에 큰 관심이 없다. 계속 보고 있어야 무엇이 다른지를 안다. 과거 고객들은 정해진 시장 안에서 정해진 채널로 정해진 브랜드를 봤다. 요즘 고객들은 셀 수 없는 멀티 채널로 수많은 브랜드를 본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 뭐 좀 다르지 않나요?’ 물어보는 브랜드는 아마 덜떨어진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럼 어떻게 차별화를 하란 말인가?

다시 앞에 언급한 어페럴 업체의 이야기다.
“유능한 점장들이 집단으로 퇴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회사와의 문제로 핵심 점장들이 나가버린 것이다. 모두가 처참한 실적 저하와 고전을 예상했다.

그런데 의외의 반전이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매출은 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좀 더 늘었죠”
새 점장들은 운영경험이 거의 부족한 신출내기들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생겼을까?
“신참들의 부족한 경험이 오히려 장점이었습니다. 그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편견도 없었죠”
그들은 그들의 잣대로 제품을 판단하지 않았다. 이전 점장들은 자신의 주관을 맹신했고 그것이 성과의 비결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신참들은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섣부르게 단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제품이 팔리지 않는 것도 제품 탓으로 돌리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위치도 바꾸고 열심히 고객에게 소개했다.  그리고 고객들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고객이 전혀 팔릴 것 같지 않은 제품을 산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꽃무늬의 컬러풀한 탱크탑을 사는 고객 중에 50대 여성이 꽤 많다는 것도 이들이 알아냈고 매출 증가로 이어졌죠”

치열한 센싱이 노련한 경험을 이긴 것이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으로 진행되는 4차 산업 혁명의 세상에는 브랜드가 소비자보다 그들을 더 잘 알 수 있다.  반대로 앞으로는 4차 혁명이 주는 도구를 활용하지 못하는 어설픈 브랜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도 된다. 또한 센싱을 잘하면 자신의 영역을 넘어서 진격할 수도 있다. 결국 센싱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진다.

밑그림 전혀 없이 장님처럼 더듬어 가란 말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 가장 강한지에 대한 것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센싱중심’은 고객과 시장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버리자는 뜻이다.

코팩 하나로 1000만장을 돌파하며 대박을 친 미팩토리의 경영진은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코팩 시장도 더이상 중소기업의 영역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미래에 대해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만만하다. 그들은 누구보다 코스메틱의 미래를 빠르게 센싱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SNS에서 시장의 반응을 시험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어떤 회사보다 많이 했습니다. 우리의 그런 능력을 믿습니다”
그들에게 4차 산업혁명은 조금의 두려움도 아니다.

향후 차별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그 차별화는 계획이나 목적이 아니라 수많은 시도와 실패가 낳은 ‘결과’에 가까울 것이다.
전세계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일으킨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츠 슈밥 회장에게 물었다.
“이번 산업혁명의 승자가 누가 될 것 같습니까? 미국? 중국?”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자, 이제 누구도 일찍이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혁명이라는 미지의 대지로 힘차게 나가는게 어떨까? 시장을 필사적으로 더듬고 고객을 센싱하면서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세계로 말이다. 차별화의 달콤한 과실은 그 뒤에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차별화의 요구를 센싱하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