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은 한때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SPA 브랜드 국내 입점, 온라인 쇼핑몰에 이은 모바일 쇼핑몰이 생겨나는 등 유통망이 다변화 됨에 따라 동대문 시장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2000년대부터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엄청나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온라인 쇼핑몰의 개념도 잘 몰랐고 그저 옥션에서 진행하던 경매가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이전까진 무언가 구매하려면 직접 가서 발품을 팔고 실물을 보고 그 자리에서 제품을 사 왔던 방식에 익숙했던지라 화면의 사진만 보고 돈을 먼저 지불하고 한참이 되어서야 원하는 물건을 받는 방식이 의심스럽고 어색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력이 빠르기에 언제 그랬냐는 듯 곧 익숙해져갔고 컴퓨터를 켜야지만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할 수 있었던 방식이 모바일로 확대되자 오히려 언제나 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는 시대가 왔다.

로드숍에서 물건을 직접 사던 시절 생필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패션 관련 쇼핑이었다. 로드숍 대부분은 소매 상인들이 동대문에서 의류, 잡화를 띠어와서 판매하는 “보세 옷집’이 많았었다. 지금도 이런 소매점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패션, 잡화의 경우 전문 브랜드를 제외한 온라인 쇼핑몰들 대부분은 ‘동대문 시장’에서 사입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런 쇼핑몰들이 수십 개가 만들어지고 없어지기도 한다.

비전문가라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개인사업자와 통신판매업 신고를 거쳐 쇼핑몰을 만들 수 있고 판매할 물건 소싱은 동대문에서 하면 된다. 예쁘게 사진을 찍고 판매할 제품을 쇼핑몰에 등록하여 판매한다. 물론 몇 줄로 정리한 것보다는 신경 써야 할 일이 많고 발품도 팔아야겠지만 초보자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사업 중에는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각 가정에 디지털카메라 한대쯤은 있는 데다 기본적인 사진 보정 툴을 다룰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예전에는 다소 복잡했던 쇼핑몰 만들기도 쉬워지고 있고 굳이 쇼핑몰을 만들지 않더라도 스토어팜 이나 블로그, SNS 로도 판매가 가능하다.

이렇게 진입 장벽이 쉬워 보이지만 막상 시작해 보면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온라인 쇼핑몰이기도 하다. 단일화된 온라인 쇼핑몰 하나가 아니라 다변화된 온라인 판매 루트로 인해 무한 경쟁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을 사입 하는 곳은 한정되어 있는데 판매처는 너무 많고 동일한 제품을 판매할 경우 각 판매자가 지정한 다른 가격을 소비자는 한눈에 볼 수 있어 가격비교가 쉽게 된다. 그렇다고 가격을 떨어뜨리자니 남는 것이 없어 경쟁업체 서로 죽이는 꼴이 된다.

소비패턴이 가성비로 바뀌며 저렴한 제품에 수요가 몰리자 소매상들은 저렴한 물건을 찾아서 중국이나 제3국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고 물품을 공급해 오던 동대문시장은 점점 설자리를 읽게 되었다. 거기다 온라인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반대로 동대문 시장은 오프라인 시스템 기반이라 온라인과 모바일에 취약하다.

이러한 무한 경쟁 속에서도 성공신화는 있기 마련이다. 2005년 동대문 시장 제품으로 의류 판매를 시작해 성장한 ‘스타일 난다’는 동대문 사입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1세대 패션 기업이다. 한때는 매출을 넘어서는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지만 한류 바람을 타고 유커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며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중 하나가 되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 로레알그룹에서 스타일 난다를 4000억 정도에 인수한다는 기사가 나면서 그 성공신화는 더욱 화제가 되었다.

작은 소호몰로 시작해서 이렇게 성공한 사례를 보면 비록 치열한 시장이지만 그 레드오션 속에서도 분명 블루오션은 존재할 것 같다. ‘스타일 난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분석해 보면 그 답이 나올 것이다.

첫 번째 스타일 난다에는 분명한 컨셉이 있었다. 김소희 대표 본인이 사업을 시작할 당시 본인도 20대이다 보니 스타일 난다의 주 소비 타겟에 대한 공감도가 높았고 관심 분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섹시하고 발랄한 컨셉’의 그들이 닮고 싶은 워너비 스타일을 만들어 콘텐츠화 했다. 그때에 잘 나가는 상품에만 기대지 않고 확고한 스타일을 만들어 닮고 싶고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고 SNS가 활성화되자 워너비 모델은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게 되었다.

두 번째 의류 사업에 영업손실이 나며 한계를 느끼자 자체 제작 상품을 만들다 못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대문 사입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대부분이 일정 매출에 다다르면 한계를 느끼고 자체 제작 상품에 열을 올린다. 동대문에서 사입한 ‘어느 집에도 있는 제품’으로는 더 이상 매출을 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타일 난다는 이때 동일 카테고리의 상품이 아니라 화장품이라는 다른 업종의 상품을 기획했다. 이것은 어찌 보면 약간 특이한 행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한류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며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그리고 매출이 커진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도 줄이어 화장품 라인을 론칭하게 되었다.

세 번째 매출액이 어느 정도의 반열에 오르자 과감한 투자에 이은 매각 결정이 눈길을 끈다. 물론 규모가 커진 사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겠지만 본인이 20대부터 시작해서 성장시킨 기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이고 기업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 시점에 일정 부분을 포기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다. 이러한 과감한 결정들이 지금의 스타일 난다를 있게 한 것이라 생각된다.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동대문 사입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소호몰의 미래 전망이 어떻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타일 난다의 성공신화를 이어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있으며 오늘도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위기에 빠진 동대문 시장도 이대로 추락하지 않겠다는 듯 개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밤에 열리는 동대문 시장에 가야만 구매할 수 있었고 부르는 게 값이었던 예전 관행을 벗어나고자 인터넷으로 도매 주문이 가능한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다. 비록 갈 길이 멀지만 자정 노력을 하고 있고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처해 간다면 예전 동대문과 소매 상인의 관계처럼 동대문과 온라인 소호몰도 상생의 길로 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