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
퇴근하는 길.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보았다.
고요한 강을 따라 들쭉날쭉한 마천루.
이 정도면 그래도 세상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워서 걸음을 재촉할 때,
온갖 상념이 머리와 마음속을 오갔을 땐 보지 못했던 것들.
문득, 행복하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조물주보다 위대한 저 건물을 소유한 사람들에 대한 시샘과
수많은 건물 중에 내 것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진.
피식 웃었다.
그리곤 걸음을 재촉했다.
행복을 느끼는 것도,
행복을 방해하는 것도,
모두
나였다.
단상 2.
그때의
방황은 누굴 위한 것이었나
‘젊음’이란 말 하나 믿고
그렇게 하릴없이 보냈던 시간
어찌할 바 몰라
어느 공터에 모여
그저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렸던 우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과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뒤엉켜
요동하던 마음들
그래도 어른이 되면
달라질 줄 알았건만
방황은 계속된다
그때의 방황은
지금의 방황은
과연 누굴 위한 것이었나
단 하나
방황을 하고 있는 건
나 자신임을 어리석게도
다시 한번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하품을 하거나
원치 않아도 하는 재채기처럼
그리 큰 의미가 없는
몸부림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나이가 되었다
지금의 방황은
과연 누굴 위한 것일까
방황에 있어
어울리지 않는 나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