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

여유 있는 주말 아침 느긋하게 늦잠을 잤다. 따뜻한 이불 속에 더 있고 싶었지만 오늘은 약속이 있어 서둘러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나와 인공지능 스피커로 오늘의 날씨와 간단한 뉴스를 들으며 옷을 골랐다. 직접 검색어를 입력하는 과정 없이 간단한 질문으로 내가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으니 간편하다. 날씨를 고려해 춥지 않게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타러 갔다.

지하철을 타니 앉아있거나 서있는 사람 모두 한 가지를 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음악도 듣는다. 전화통화나 문자를 하는 사람보다는 다른 용도의 사용량이 더 많은 걸로 봐서는 명칭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먼저 온 친구가 나를 반겼다. 어떻게 지내냐는 안부 인사를 하고 있는데 다른 친구가 왔다. 날씨가 추워 만나기 전 검색한 식당 중 한곳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 1명에게 식당 위치를 보냈다. 친구 중 한 명은 오늘 날씨가 생각보다 춥다고 몸을 잔뜩 움츠리며 요즘 대세인 롱패딩 하나 장만해야겠단다.

SNS에서 핫하다는 식당 입구는 조선시대 대궐집을 연상시키는 담벼락과 기왓장으로 되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역시나 기왓장과 한국 직선 문양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실내가 나왔다. 한국 전통 요소를 포인트로 현대적인 느낌으로 꾸며진 공간은 생경한 듯 친숙하게 다가왔다. 식사를 하고 남은 이야기를 마저 할 겸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00코페, 세련되지만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70년대 고급 주택의 실내를 옮겨놓은 듯한 곳에 있자니 별다방과는 다른 안락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사용한 인공지능 스피커는 몇 년 전만 해도 아마존이나 구글에서 출시된 기본 형태인 해외 제품이 다였다. 지금은 국내외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사용자가 골라서 사용한다. 스마트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음성지원 서비스 기계로 다양한 연결이 가능해 손가락 까딱하지 않고 비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제약이 많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것처럼 머지않아 1인 1음성비서를 둘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어느덧 아날로그 감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옛 시절을 그리워했다. 느리게 살기를 실행하며 텃밭을 가꾸거나 전축이라고 불리던 턴테이블에 LP 판을 올려놓고 느긋하게 음악 감상을 하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7080 시대를 살아온 중간 세대들이 향수에 젖어 사용하던 것이 이제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복고 바람이 불어 LP와 카세트테이프를 찾는단다. 이런 흐름에 부흥하는 것인지 야마하에서 27년 만에 턴테이블 신제품 2종을 출시한다니 꽤 강력한 트렌드인가 보다.

이런 경향은 단순히 과거의 재현(레트로)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가 발전한 형태로 새롭게 ‘뉴트로’라는 개념으로 나타났다. 인테리어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뉴트로 트렌드가 감지되고 있다. 세련미를 뽐내던 핫플레이스들이 복고풍 콘셉트의 식당과 카페로 옮겨갔다. 공간은 복고풍이지만 퓨전 음식을 세련되게 플레이팅 해준다. 구제 옷집은 테마가 있는 특별한 이벤트를 하는 빈티지 숍으로 탈바꿈했다. 90년대 농구선수들이 입었던 벤치파카는 평창패딩의 열기 이후로 패션성이 가미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성인, 학생 할 것 없이 교복처럼 입고 다닌다.

부모님이 애호가라서 아직까지 턴테이블을 사용해 음악을 듣는 집이 아니라면 지금의 20대들은 아마 영화에서나 보았거나 클럽 DJ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LP 판 한번 만져 보지 못한 세대들이 옛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년 세대와는 다른 이유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면 청년층에게는 새로운 느낌을 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거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자신들은 살아오지 않은, 경험해보지 못한 문화가 신선하고 독특하다. 아날로그는 더 이상 중 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새로운 감성과 기술력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새로운 복고 문화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