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살아오면서 몇 번의 여행을 해보았습니까?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여행을 하게 될 것 같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년 동안 단 한 번의 여행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특히나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연중 1번 여름휴가 기간에만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너무나 귀찮다는 내 친구도 자처해서 여행을 다녀온 것을 보면 말이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필요하다. 여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물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체력, 시간, 돈 이 세 가지다. 제일 먼저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면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들다. 어르신들이 한살이라도 젊을 때 여기저기 많이 다니라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단기 여행은 크게 무리되지 않지만 먼 곳으로의 장기 여행을 계획한다면 미리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뚜벅이 여행은 당연하고 열차나 비행기를 타게 되더라도 장시간 앉아 있거나, 기압의 변화, 소음 등으로 인해 평소보다 빠르게 체력이 소모된다. 거기다 도착한 곳의 기후, 음식, 물 같은 생활환경의 변화는 신체에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여행지에서 아프기라도 하면 시간과 비용을 들여갔던 여행지에서 추억을 쌓기는커녕 악몽이 시작될 수도 있다.

체력 다음은 시간이다. 비용을 가장 크게 생각해서 ‘난 여행 갈 돈이 없어’라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행은 시간이 있어야 갈 수 있다. 돈이 있어도 여행을 가기 위한 시간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여기서 시간이라는 개념은 두 가지로 나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물리적인 24시간과 개인의 감각적인 마음의 시간이다. 정말 너무 바빠 물리적인 시간이 없어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행을 가기 위한 마음의 시간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다음은 돈이다. 많든 적든 어느 정도의 비용은 필요한 것이다. 돈 없이 몸과 시간만을 가지고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해서라도 비용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할 때가 있다. 길에서 노숙을 하고 낚시로 고기를 잡고 해서 짧은 기간은 버티겠지만 이런 여행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은 옛날처럼 아무 곳에서 자고 불을 피우기도 쉽지 않다. 짧은 시간의 뚜벅이 여행이라면 비용이 전혀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위의 세 가지 요소가 갖추어지면 혼자서 아무 때고 떠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 상대가 없어 가지 못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취향이 너무 다른 상대와 함께하는 하는 여행은 오히려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 물론 취향이 다른 사람과의 여행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색다른 여행의 재미가 생겨날 수도 있고 서로 배려해 가며 하는 여행은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간혹 여행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한 나머지 시작도 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껴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마음의 시간이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이리라.

여행은 무조건 멀리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갈 필요는 없다. 떠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고 두려움이 앞선다면 하루 반나절만 소요되는 여행이라도 시작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평소 가보고 싶었지만 생각만 했던 주변의 가까운 장소로 가보는 것도 작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에 살던 나는 20대 초반 부전역에서 기차를 타고 해운대까지 간 적이 있다. 부산 안에서의 이동이었지만 기차를 타고 가니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여행의 설렘이 충분히 느껴졌고 이젠 기차로 좀 더 멀리 가보리라는 다음 여행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두려움은 어느새 설렘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시작을 두려워하지 말자. 사실 위 세 가지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여행을 떠나겠다는 다짐인 것 같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고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