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 럭셔리 = 사치품 ?

명품 = [명사]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

명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를 포함하여 주위 사람 중에 명품을 싫어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오히려 명품 하나쯤 소지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명품’이라는 물건에 대한 동경과 소유욕을 가지고 있으면서 막상 명품을 좋아하거나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너도 명품 좋아해?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명품 중 어떤 걸(브랜드) 좋아하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내가 명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Hermes다. 나의 솔직한 대답에 상대방은 약간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으며 “너도 결국 된장 이구나?”라고 이야기했다. 질문을 던졌던 사람은 30이 넘은 나이에도 명품 브랜드 제품이나 지나치게 가격이 높은 고가품을 사용하지 않는 나를 보며 특별히 다른 대답을 기대했던 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된장에 덧붙여 ‘네가 에르메스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능력이 안돼 명품은 못 사면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니 괜히 명품 중에서도 고가의 명품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할 거란다. 어떤 점이 좋아?라는 질문이 되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기대와는 다르기도 했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내 직업은 패션 관련 업종이었고 같은 직업군에서 좋아하는 브랜드를 물어보는 것은 그 사람의 취향을 말해주기 때문에 상대방을 알고 싶을 때 종종 하는 질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내 취향과 상관없이 명품, 그것도 에르메스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나는 졸지에 ‘된장’이 되어 버렸다.

20대 후반이 되자 대부분은 명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법 고가의 제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30대가 되었을 때 소수의 몇몇을 제외한 사람들은 명품을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었다. 성별이나 직업군에 상관없이 대부분이 그랬다. 마치 이 정도 나이에는 명품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보였다. 20대 후반부터 명품을 사는 이유는 경력이 쌓이고 사회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시기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능력도 뒷받침되어 그럴 것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타인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할 것이다. 명품을 가짐으로써 나는 이 정도 물건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그런 표현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글을 쓰면서 ‘그리고’ 뒤의 내용이 조금 불편하다. 저 말 뜻은 명품을 가지지 않으면 꿀린다는 표현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뒤에 내가 하려던 이야기는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자신만의 취향이 좀 더 정립되기 때문이 아닐까? 가볍게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고급스럽게 표출하고 싶은 마음도 함께 반영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썼었다. 취향에 따라 명품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하지만 좀 더 높은 비율의 사람들이 하는 명품 소비 형태를 보면 취향에 따른 선택보다는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하나 있어야 꿀리지 않는 물건에 가깝다. 자기 취향에 상관없이 남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명품이라는 물건이 하나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식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타인에게 무시당하기 싫을 것이고 저런 물건 하나로 내 위치가 올라갈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명품의 개념 중 일부에 대한 단편적인 인식으로 인해 그것을 좋아하거나 사용하는 사람이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그 사람의 가치까지 좌지우지되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