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를 추면서 생긴 변화 중 하나는, 이게 일종의 동호회 생활이다 보니 여기저기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동호회를 다니지 않았다면 살면서 전혀 모르고 평생을 지냈을 사람들을 예상치 못하게 만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새로운 재미중의 하나이다.

어찌나 예상치 못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지 얼마전에는 예전 대학교 선배를 10년만에 마주치기도 했었다. 서로 처음엔 얼마나 당황하다가 곧 빵 터지고야 말았다. 서로 ‘니가 거기서 왜 나와’ 의 심정이 되어서는 예전 추억들을 쏟아냈었다. 그러다가는 우리가 만난게 ‘탱고 동호회’ 라는 걸 깨닫고 정말 온갖 만사가 교차하는 심정으로 춤을 한 딴따 추었다만. 나보다 춤을 훨씬 오래 배웠던 그 선배님은 정말 과도하게 춤을 잘 춰서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이런데서 새로 만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니, 오며가며 안부라도 여쭙자며 헤어졌는데, 동호회에서 만나는 예측하지 못한 인연의 가장 큰 예라고 볼 수 있겠다.

좌우간 요즘 연극 공연을 한참 준비하고 있는데 있어서도 이런 고마운 인연들의 과분한 도움들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 여기저기서 의상을 도와주신다 그러시질 않나, 홍보를 도와주신다 그러시질 않나… 내가 어디가서 이런 애정과 따스함을 느껴보겠나 싶은 마음에 한동안은 감동해서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덕분에 연극의 준비 또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중이다.

요번에 그렇게 도움을 주신다는 한 분과 상의할 게 있어서 연습이 끝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강남으로 넘어간 일이 있었다. 강남도 사실 내 인생에서 딱히 갈 일이 많이 없는 동네건만, 탱고를 추면서 한달에 한번씩은 꼭 가게 됐다. 인생의 행동반경까지 달라져버리는구나… 어쨌거나 그분을 만나러 강남에 갔는데, 식사 자리에 웬 처음보는 분과 합석을 하게 되었다. 알고보니 그 처음보는 분(편의상 A 라고 하겠다)은 내게 도움을 주신다던 분의 지인이셨다. 즉 지인을 만나러 간 자리에 지인의 지인인 A 님과 함께 하는 자리였다. 우리가 만난 그 레스토랑이 그 A 님이 운영하는 식당이기도 했었다.

경황이 없는 중에 도착한지라 정신이 없었는데도 하나 기억에 남는 건 그 식당 음식이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었단 것이었다. 도중에도 서비스를 워낙 계속 주시길래 이게 뭔가 싶었는데, 사장님이란 건 나중에 알게 됐었다. 좌우간 그런 자리까지 가서 먼저 일 얘기를 꺼낼 수가 없어서 일단은 나도 느긋한 마음으로 같이 저녁을 먹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알고보니 그 A 님은 암웨이 다이아 회원이셨다.

‘암웨이? 그 다단계? 거기서 다이아라고?’

라는 생각이 맨 처음 들었지만, 역시 본인 앞에서 그렇게 얘기하면 엄청난 실례기 때문에 말은 하지 않았다. 헌데 그분이 워낙 매너도 좋고, 이야기도 잘하시는데다가, 인생사도 굴곡이 많으셔서 대화가 웃음이 끊이지가 않았다. 나나 지인분도 정말 빠져들 듯이 그분과 대화를 했고, 암웨이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나는 일생 살면서 암웨이를 하는 사람을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본적은 전혀 없었는데, 심지어 그 중에서도 거의 최상위 계층인 다이아 회원분과 대화를 나눈 일은, 정말 살면서 앞으로도 다시 없을 일 같다고 느꼈다. 그분이 왜 암웨이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다이아까지 올라가게 되었으며,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며, 파는 제품들은 뭐가 있으며…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대화가 흘러갔다. 나는 또 본색이 ‘작가’다 보니 정말 재밌다고 생각되는 직종의 사람을 만나게 되어 또 자연스레 집중이 된 것도 있었다.

그렇게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 헤어질 때가 되어 자리를 떴는데, 정신을 차려보니나는 어느새 암웨이 치약을 사서 주머니에 꽂고 있었고, 지인분은 암웨이 샴푸와 헤어 컨디셔너까지 결제를 한 뒤였다.

2차로 우리끼리 자리를 옮겨 얘기하면서 ‘정말 괜히 다이아 회원이 아니구나’, 하며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우리가 무슨 사기를 당한 것은 절대 아니요, 심지어 그 분은 잠시 암웨이 활동을 쉬는 중이라고 하셨다. 이미 벌 만큼 벌었고 다달이 계속 평균치로 찍히는 돈이 있기 때문에 예전만큼 정열적으로 세일즈를 하지 않고, 무엇보다 자신은 이제는 절대 먼저 다가가서 암웨이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득이 물어봐 왔을때에만 이야기를 할 뿐. 물론 그런데도 우리가 그 자리에서 암웨이 제품을 구매한건 그만큼 그분이 대단한 이야기꾼이었단것도 맞는 말이겠지만.

솔직히 감탄한 부분도 있었다. 암웨이의 수익구조 같은 것에 대해서도 처음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그분의 암웨이라는 기업에 대한 확신과 사랑, 이것에 굉장히 감명을 받았다. 그분에게야 암웨이는 자신이 먹고 살 토대를 만들어준 기업이겠지만, 그걸 떠나서, 그리고 그분에게 본능적으로 자리잡은 세일즈를 다 떠나서도, 그분은 암웨이의 제품들에 대해서 엄청난 확신을 가지고 계셨다. 그리고 그 확신이 나를, 그리고 같이 동석했던 지인분을 움직였던 것이었다. 그게 우리가 처음 암웨이라는 얘기를 듣고 떠올린 편견을 무너뜨리고 치약을, 샴푸를, 트리트먼트를 사게 했던 것이었다.

그분이 얘기하는 암웨이는 ‘생필품에 있어서는 품질이 아주 훌륭’ 하며, 동시에 ‘같은 가격대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 들을 내놓는 기업이었다. 실제로 나중에 알고 보니 암웨이에서 나오는 제품 중에서 ‘치약’과 ‘영양제’는 이미 손에 꼽을 정도로 유명한 제품들이었다. 영양제는 특히 그분의 설명으로는 ‘그 가격대에서 그만한 제품’이 전혀 없기 때문에 유명하고,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라는 설명이었다.

나도 현재 그때 주머니에 꽂고 온 암웨이 치약을 쓰고 있는데, 진지하게 전에 쓰던 치약에서 이걸로 바꿔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됐다. 가격대비 굉장히 제품이 훌륭했고, 뭣보다 시린이 전용 치약만 써야하는 내게 잘 맞는 제품이었다.

그분의 설명으로는 이렇게 생필품을 하나하나 쓰다 보면, 치약에서 세제, 샴푸에서 영양제, 나중엔 향수나 립스틱, 공기청정기와 정수기까지 생활용품 하나하나를 다 암웨이로 바꿔가게 된다는 것이었다. 암웨이라는 하나의 쇼핑몰 플랫폼에서 사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일단 ‘주문이 편리’ 해지고, 나중에는 일종의 포인트가 모여서 ‘캐쉬백’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쓰다가 좋으면 지인에게 추천하거나, 아니면 암웨이 세일즈맨이 되어서 본격적으로 세일즈에 나서게 되는 것이었다.

나중에 심심해서 암웨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인상적인 부분이 또 있었다. 바로 ‘제품 구성이 난잡하지 않고 심플’ 하다는 것이었다. 암웨이는 치약은 딱 한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향수의 경우는 남성용 여성용 딱 한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세제의 경우도 고급의류전용이냐, 액체세제냐 등의 차이는 있지만 브랜드는 딱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암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제품군들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지만 대부분의, 아니 거의 모든 제품군들이 이렇듯 심플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품들을 보면서 난잡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에, 치약을 보다가 다 보고나면, 다른 치약을 보게 되는 게 아니라 이미 그 치약 하나를 보고 다 봤기에, 바로 다른 제품군으로 넘어가서 아이쇼핑을 하게 되는, 그런 장점도 있었다. 뭣보다 눈에 쏙쏙 들어왔다. 추천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런 심플한 구조는 절대적인 장점일 수 있을 것이었다.

이렇듯 보다보니 문득 비교되는 대상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내가 지금 글을 써서 용돈이나마 벌게 해주는 고마운 고용주인, ‘칸투칸’ 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칸투칸은 암웨이처럼 휴먼 리소스를 활용한 세일즈를 전혀 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점이라면 충성도 높은 고객들, 그리고 그 고객들이 자기 주변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나중에는 칸투칸의 플랫폼 안에서 각종 생필품이나 식재료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다는 것 정도.

다만 암웨이에 비해서 칸투칸이 아쉬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눈에 보이는 게 있었다. 바로 앞서 말한 ‘심플한 체계’가 칸투칸에는 없었다. 칸투칸의 제품군은 초창기와 비교하면, 솔직히 비교 자체가 아예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나도 넓어지고 확장이 되었다. 초창기의 칸투칸 고객이라면 이 회사가 나중에 음식을 팔고 골프웨어를 팔 거라고는 전혀 상상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아웃도어 용품회사로서의 아이덴티티가 강력했고, 가성비에 더해서 ‘기술력’과 ‘자부심’이라는 키워드가 더 강했을 때였다.

나는 칸투칸이 제품군을 확장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다. 오히려 이런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유지하면서 강력하게 플랫폼의 확장에 성공한 것에 대해서는 놀라운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그렇게 플랫폼이 커지면서 제품군들이 뭔가 정리가 되지 않고 난잡해진 인상이 남았다. 물론 사진을 크게 강조하는 칸투칸의 홈페이지 특성상 뭔가 더 제품들이 많고 볼게 너무 많아 보인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 외에도 칸투칸의 ‘서브 브랜드’ 들이 너무 많아졌기에 더 그런 인상이 남은 것일 수도 있겠다. 암웨이처럼 결론적으로 ‘칸투칸’ 타이틀을 달고 판매하는 제품들인 건 마찬가지겠지만, 각종 콜라보레이션 라인에 더해서, 패션 브랜드니 어쩔수 없겠지만 타겟 소비자층에 따라서 너무나도 세부적으로 분류가 돼 있어서 머리가 아픈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가성비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예전에 비해서 그 가성비라든가 기술력에 대해 소비자들이 강력하게 자부심을 느낄만한 요소는 조금 옅어졌다. (대신에 브랜드의 가치 자체는 올라갔다. 더불어 비슷한 가격대의 타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뭣보다 아쉬운 것은 칸투칸의 제품들이 과연 암웨이처럼 ‘같은 가격대에서 경쟁자가 없는 제품’ 이라고 단언할 수 있느냐, 라는 점이다.

내가 여전히 아쉬운 것은 칸투칸의 등산화인데, 아웃도어에서 시작한 회사니 만큼 대표 등산화 하나만큼은 정말 아무리 비싼 가격대여도 꾸준히 최상위 제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전히 신제품이 나오고있고, 새로운 기술력을 꾸준히 적용하고 있고, 여전히 가성비로 훌륭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등산 커뮤니티에서 가벼운 트레킹의 용도가 아닌 진지한 산행에서 칸투칸의 등산화를 추천하는 사람은 많이 보지 못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러 칸투칸 제품을 샀지만, 여전히 나 조차도 ‘등산화’는 구매할 생각이 꺼려지고 있다.

적어도 ‘진지한 산행’ 에서는 ‘같은 가격대에서 경쟁자가 없는 제품’ 보다는 ‘가격 상관없이 자신있게 추천할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었다. 물론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강자인 캠프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 현상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미래에 칸투칸에서 글을 쓰지 않더라도 칸투칸의 제품을 애용할 소비자이다. 때문에, 나중에라도 자신있게 주변 사람들에게 ‘칸투칸’의 제품을 추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특히 그것이 ‘등산화’ 라면 아마 감개가 무량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