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작년 초부터 방영된 프로그램으로 연예인과 그의 매니저가 함께 나와 평소 연예인의 모습을 매니저의 시점으로 관찰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연예인들의 방송 이면에서 벌어지는 리얼한 일상 모습과 일반인 매니저의 친근한 모습은 새로웠다. 거기에 이들을 관찰하는 패널들이 배치되어 해당 연예인과 매니저의 행동에 참견하는데, 패널의 참견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신선한 느낌 때문이었는지 해당 방송은 꽤 인기를 끌고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고정 출연자인 이영자의 경우 이전부터 방송에서 보이던 이미지와 일상에서의 이미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잘 먹을 것 같다는 방송에서 보이는 이미지 그대로 평소에도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큰 인기를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과 동일한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방송에서 보이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호감도가 상승하는 연예인도 있다..

대중들 앞에 나서는 연예인은 시청자가 기억하기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기 스타일수록 그런 특징은 뚜렷해진다. 그런 특징은 외모적인 부분일 수도 있고 배우일 경우 연기 스타일, 가수일 경우 노래와 춤일 수도 있다. 특정 이미지가 한번 고정되고 나면 그것을 바꾸기는 매우 어려운데 그래서 연기자의 경우 너무 강렬했던 배역을 하고 난 이후에 계속 비슷한 이미지의 역할만을 하거나 연기 변신을 하기 위해 파격적인 배역을 택하기도 한다.

이때 배우들이 선택적으로 연기 변신이 가능한 이유는 그것은 평소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배역에 따른 캐릭터를 연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기된 캐릭터는 어떠한 모습으로 비치는지 모니터를 하게 되고 나중에 시청자들의 반응까지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연기가 아니라 자신이 평소에 자연스럽게 하던 행동이라면 어떨까? 평소의 행동들은 자신이 의도해서 하는 것도 있겠지만 무의식적인 습관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도 상당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다. 단지 자신이나 타인의 기억 속에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 이런 개개인의 기억들은 본인은 아무리 생생하다고 한들 왜곡되기 마련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 또한 달라진다. 한마디로 자기식대로 기억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반인이 친구들과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은 뒤 나중에 그것을 보며 이야기를 할 때 생소하거나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듯한 인상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온 연예인 몇몇은 모니터의 영상을 보며 자기도 미처 몰랐던 습관을 발견하기도 하고 ‘내가 저랬었어?’라며 민망해하거나 놀라는 모습을 종종 보이는데 이것은 위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이나 모델, 유튜브 방송인 같은 특정 직업군이 아니고서야 일반인들은 아침, 저녁 세수할 때를 제외하고는 자기 자신을 볼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특히나 사진이 아닌 동영상은 특별한 일 아니고서야 평소에는 찍을 일도 없다. 이미 지난 시간은 나, 너,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을 뿐이며 이것은 기억을 담고 있는 대상의 방식대로 해석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한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런 연유로 나도 모르게 주위를 신경 쓰고 주변의 눈치를 본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내가 이런 행동을 했을 때 상대방이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신경 쓰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항상 완벽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조심한다고 해도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딴에는 좋은 마음에서 했던 선의의 행동이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할 때도 있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이런 실수들로 몇 날 며칠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고 쿨하게 잊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그 시점의 기억들은 나와 타인의 머릿속에 각자의 방식대로 저장된다는 거다. 그것이 좋은 기억이건 나쁜 기억이건 말이다. 거기에는 개인의 시점이 있을 뿐, 모든 것을 아는 전지적 시점 따위는 없다. 일상에서 후회할 일을 줄이는 방법은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실수했을 때는? 혼자 끙끙거릴 게 아니라 최대한 빨리 오해를 풀거나 사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