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여름

자고 일어났더니, 여름이다. 그래도 1주일 전까진 아침저녁으로는 꽤 선선했는데 이제는 밤공기에도 미열이 섞이고 있다. 조만간 열대야가 들이닥칠 것이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들이 있다. 해변, 빙수, 휴가, 선글라스 등등. 물론 다이어트도 빼놓을 수 없다. 체중 변화 없이(심지어는 점점 증가하면서도) 어쨌든 벌써 몇 년을 다이어트 중인 누구라도, 여름이 되면 꽤 진지해진다. 홑겹의 얇은 티셔츠로는 입으로만 다이어트를 외치는 ‘아가리어터’를 유지할 수 없으니까. 군살 없이 슬림하고 탄탄한 몸매를 원한다는 점에서는 남녀불문이지만, 특히 남성의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장함을 포기할 수는 없다. 넓은 어깨와 가슴, 역삼각형 등, 쩍쩍 갈라진 복근과 두꺼운 팔 같은 것들.

계절과 무관하게 꾸준히 운동을 해온 사람이라면 그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다이어트는 급하게 시작된다. 특히 남성의 경우 단기간에 부랴부랴 건장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장 눈에 보이는 신체 부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가장 만만한 것이 팔이다. (알고 보면, 팔이라고 만만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해서, 일단 팔이다. 겨우 몇 주, 몇 달 만에 아주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진 않겠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 팔 운동에 대한 약간의 오해

보통 ‘남자의 팔뚝’이라고 하면 팔꿈치를 기준으로 어깨 쪽으로 뻗은 상완 부위를 말한다. 손목 쪽으로 뻗은 하완 부위도 운동을 통해 굵기를 키울 수 있지만 대부분의 운동 초심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실제로 전문 운동선수만큼의 몸을 원하는 것이 아닌 이상, 하완 부위는 등이나 팔 운동을 통해 보조적으로 근성장이 이뤄지기도 한다.

반팔 티셔츠를 입었을 때 슬쩍 드러나는 상완. 보통은 팔뚝, 알통이라고 부르는 상완의 주요 근육은 이두근이다. 힘을 주어 안쪽으로 팔을 굽혔을 때 봉긋하게 솟아나는, 흔히 알통이라고 부르는 이두근. 그래서 운동을 처음 접하거나 마음이 급한 대부분의 남성들이 팔뚝을 두껍게 하기 위해 이두근 운동에 전념한다. 인상을 팍팍 써가며 덤벨이나 바벨을 들어 올리는 장면은 헬스장의 클리셰나 다름없다.

이두근 운동을 루틴을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약간의 오해를 풀고 넘어가자. 안타깝게도 이두근은 상대적으로 팔 상완의 두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보디빌더처럼 사과 한 알이 팔에 박혀 있는 게 아니고서야, 몇 주의 이두근 운동만으로는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이는 근육의 크기 때문인데, 팔 앞쪽에 위치한 이두근보다 팔 뒤쪽에 위치한 삼두근의 크기가 더 크고 광범위하다. 따라서 비슷한 수준의 노력을 들였을 때, 팔뚝의 굵기를 키우는 데에 더 효과적인 부위는 이두근이 아니라 삼두근이다. 어찌됐든, 남성들은 삼두근보다는 이두근 운동을 먼저 할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안다. 헬스장의 클리셰가 되어버린 이두근 운동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는 것처럼.

  • 이두근 운동의 기본

이두근 운동의 가장 기본은 덤벨 또는 바벨을 들고 하는 스탠딩 컬(Curl)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말아 올리는’ 동작인데, 얼핏 쉬워보이면서도 정작 제대로 수행하는 초심자는 별로 없다.

우선 적당한 무게를 설정해야 한다. 사람마다 근력의 차이가 있지만, 첫 세트는 웜업의 개념이므로 5, 6kg 정도의 덤벨이면 적당하다. 바벨로 수행할 경우 바 무게를 고려해 양쪽에 각각 2.5kg 정도의 원판을 끼우면 되겠다.

양발은 자연스럽게 어깨 너비 정도로 벌린다. 보통 가슴을 열고 배에 힘을 주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들이 많은데, 분명 다 맞는 말이지만 이상하게 초심자들은 각각의 자세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냥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차렷 자세를 취하는 편이 더 수월하다. 그 상태에서 3가지만 고려하면 된다. 첫째, 배에 힘을 줄 것. 둘째, 팔꿈치는 몸통 바로 옆에 붙이고 고정할 것. 셋째, 어깨가 위로 들썩이지 말 것.

배에 힘을 줘야 동작을 수행하는 동안 상체의 흔들림이 적고, 등이나 어깨 등의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팔꿈치의 위치는 중상급자의 경우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이동시키기도 하지만, 초심자는 기본자세부터 익히는 것이 좋다. 이두근 운동은 말 그대로 이두근의 작용으로 수행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어깨가 들썩이거나 허리를 뒤로 젖힌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수행해서는 안 된다.

무게를 들어 올릴 때는 팔을 완전히 굽히고, 무게를 내려놓을 때는 팔을 일직선에 가깝게 펴되 힘을 풀지 않는다. 굳이 각도로 얘기하면 180도가 아니라 170도 정도? 내가 팔로 무게를 견디고 있다는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팔을 펴야 한다. 이렇게 중력 방향과 동일하게 수행하면서 무게를 견디는 것을 네거티브 훈련 방식이라고 하는데, 비단 근성장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안전한 운동을 위해 꼭 지켜주는 것이 좋다. 속도는 팔을 펼 때 2초, 굽힐 때 1초 정도로 제한한다. 호흡은 기본적으로 근육이 이완할 때(팔을 펼 때) 들이쉬고, 수축할 때(팔을 굽힐 때) 내뱉는다. 조금 느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로 수행해보면 꽤 속도감 있는 리듬이 생긴다.

바벨 컬은 하나의 긴 바를 들고 수행하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고 자세를 유지하기에 수월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팔의 각도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럴 땐 W 모양으로 꺾인 EZ 바를 이용하면 된다. 덤벨 컬은 상대적으로 안정감은 덜 하지만 가동 범위가 자유롭고 각자의 유연성에 맞춰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손등이 앞을 향하게 잡는 리버스 그립, 덤벨을 세워서 진행하는 해머 컬 등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기도 하다.

웜업 세트를 2세트 정도 진행한 후에 본 세트를 3~5세트 정도 진행한다. 위에서 설명한 ‘정자세’로 8~12회 정도 가능한 무게를 찾는 것이 좋다. 일주일 정도만 집중해서 무게를 증량하다보면, 자세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8~12회 가능한 무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때, 8~12회 가능하다는 의미는 ‘여유롭게 12번쯤 해낼 수 있는 무게’가 아니라 ‘정자세로 온힘을 쥐어 짜내서 12번쯤 해낼 수 있는 무게’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무게를 찾은 후에는 웜업 2세트, 해당무게 3세트를 실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1, 2세트는 5~7회 정도 해낼 수 있는 무게로 증량해서 수행한다. 이렇게 하면 근육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근력도 키울 수 있다. 가장 마지막 세트쯤에는 아마 힘도 많이 빠지고 자세도 다소 흐트러질 것이다. 아주 약간의 반동을 이용해서라도 목표 횟수를 채우려고 노력해보자. (일부러 반동을 이용하진 말고.) 그렇게 쥐어짜낸 만큼 팔뚝이 자랄 것이다.

  • 팔뚝 굵기의 백미, 삼두근 운동

이두근 운동의 이름에 컬(Curl)이 들어갔다면, 삼두근 운동은 대부분 익스텐션(Extension)이 들어간다. 팔을 굽히며 수축하는 앞쪽의 이두근과 달리 뒤쪽의 삼두근은 팔을 펼 때 수축하기 때문이다.

삼두근 운동을 통해 팔뚝 굵기를 키우려면 삼두근을 이루는 3개의 갈래근육 중 가장 크기가 큰 ‘장두’를 자극해야 한다. 흔히 여성들도 팔뚝 살을 빼기 위해 많이 하는 덤벨 킥 백(상체를 굽힌 채 덤벨을 들고 뒤쪽으로 팔을 펴는 동작)도 좋은 운동이긴 하지만, 장두보다는 외측두 자극에 집중된다. 즉 팔뚝의 굵기보다는 삼두근의 선명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운동인 셈이다. 덤벨 킥 백도 중량을 높여 실시하면 말발굽 같은 외측두를 가질 수 있겠지만, 팔꿈치 부상 위험 때문에 중량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다.

삼두근 중 장두 자극에 좋은 운동으로는 누워서 실시하는 라잉 트라이셉스 익스텐션, 서서 실시하는 오버 헤드 익스텐션, 케이블 머신으로 실시하는 푸쉬 프레스 다운 등이 있다. 푸쉬 프레스 다운 외의 2가지 운동은 덤벨과 바벨, 어느 것으로든 수행 가능하지만 초심자에게는 꽤 힘들고 위험한 운동이다. 팔꿈치를 몸에 붙여 수행했던 이두근 운동과 달리, 위 2가지 운동은 팔 전체가 몸에서 떨어진 상태에서 동작을 수행하기 때문에 팔 뿐만 아니라 코어, 등, 어깨 등의 근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심자는 케이블 머신을 이용한 푸쉬 프레스 다운을 통해 장두의 근력을 충분히 기른 다음, 프리 웨이트 종목인 라잉 트라이셉스 익스텐션이나 오버 헤드 익스텐션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

우선 케이블 머신의 손잡이를 일자형으로 교체하고, 높이를 본인의 머리 정도로 조정한다. 웜업 세트로는 10kg 정도가 적당하다. 두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본인의 무릎 높이까지 쭉 내린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이두근 운동과 비슷한 기본자세의 원칙을 지키면 된다. 첫째, 배에 힘을 줄 것. 둘째, 팔꿈치의 위치를 고정할 것. 셋째, 어깨를 위로 들썩이지 말 것.

골반을 위로 살짝 빼주고,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인다. 이 ‘약간’ 이라는 정도가 참 애매한데, 사람마다 키나 상체 길이가 달라서 정확히 어느 정도라고 못 박을 수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아는 분인 줄 알고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려다가 멈춘 느낌? 나의 경우 약 40도 정도 숙이는 것 같다. 그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배에 힘을 준다. 팔꿈치는 동작을 수행하는 동안 위치를 고정해야 한다. 어깨가 지나치게 들썩이면 삼두 운동이 아니라 전면 어깨나 가슴 운동이 되어버린다. 운동의 이름 그대로 손잡이를 아래로 밀면서(푸쉬) 내린다.(프레스 다운) 가능한 일직선에 가깝게 팔을 펴되 팔꿈치가 바깥쪽으로 꺾일 만큼 강하게 펴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두근 운동과 마찬가지로 근육이 이완할 때(팔을 굽힐 때) 숨을 들이쉬고 수축할 때(팔을 펼 때) 숨을 내뱉는다. 동작의 방향이 서로 반대이므로(이두근은 팔을 굽힐 때 근육이 수축하고, 삼두근은 팔을 펼 때 근육이 수축한다.) 헷갈리지 않도록 하자. 쉽게 말하면 ‘힘을 줄 때’ 숨을 내뱉는다.

이 케이블 푸쉬 프레스 다운 운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몸통과 팔꿈치 사이의 거리다. 특히 삼두근 중에서도 장두를 키우기 위해 이 운동을 한다면, 몸통과 팔꿈치의 간격을 주먹 하나 이상 띄우는 것이 좋다. 그 간격이 가까울수록 외측두, 내측두에 자극이 가고 멀어질수록 장두에 자극이 간다. 두꺼운 팔을 위해서라면 장두를 공략해야 하므로, 케이블 푸쉬 프레스 다운을 수행할 때에는 팔꿈치를 약간 옆으로 벌려주는 것이 좋다.

  • 사실 팔 운동이란

실질적으로 팔 운동의 8할을 차지하는 이두근, 삼두근 운동을 알아보았다.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자부한다. 덤벨(바벨) 컬과 케이블 푸쉬 프레스 다운만 각각 5~7세트(웜업 포함)씩 진행한다면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당신이 초심자라면 더더욱.

하지만 사실 우리 몸이라는 게 각각 개별적으로 근육이 크고, 체지방이 빠지고 하는 식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부랴부랴 헬스장을 찾는 ‘헬린이’ 분들의 마음을 헤아려 ‘팔 운동’ 만을 다뤘지만, 사실 상체 운동 전반이 모두 팔 운동에 해당된다. 밀기 운동인 가슴과 어깨 운동을 할 때에 필연적으로 삼두근이 자극될 수밖에 없고, 당기기 운동은 등 운동을 할 때에도 이두근이 자극 된다.

그래서 기왕이면, 내 마음 같아서는, 팔뚝 굵게 해보겠다고 팔 운동만 하는 것보다는 가슴이나 어깨, 등처럼 상체 전반적은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팔 뿐만 아니라 상체 전체가 탄탄한 근육질로 변할 테고, 굵은 팔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조금 더 욕심 부리면, 이번 여름을 계기로 사계절 내내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내년 여름엔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에이, 뭐 이런 하나마나한 기본적인 얘기를 길게도 적어놨어.”하면서 불평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