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도 자도 피곤하지? 나도 만성 피로인가?

현대인들이 많이 하는 생각 중 하나일 것이다. 육체적으로 무리를 했거나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라면 쉬거나 잠자는 시간을 늘리면 된다. 이런 이유 있는 피로감은 근본 원인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명백한 이유가 없어 보이는 일상적인 만성 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7~8시간이 충분한 수면 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자는 것 같은데도 피곤하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럴 때는 정말이지 피곤하다고 계속 신호를 보내는 내 육체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나는 지난 2주 동안 아파서 컨디션이 매우 나빴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신체 리듬은 물론이고 수면 패턴도 완전히 깨져버렸다. 그나마 푹 쉬고 잘 자면 아픈 것도 빨리 회복되고 컨디션이 좋아질 텐데 계속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컨디션은  더욱 엉망이 되어갔다. 아플 때는 빨리 나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억지로라도 8시간 이상 자려고 노력했다. 밤에 잠이 오지 않더라도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약 기운에 취해 금세 잠들 것 같았지만,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겨우 잠이 들자 깨고 나면 생각나지도 않을 어지러운 꿈을 꾸느라 일어나서는 더욱 피곤했다. 문제는 밤에는 자고 싶어도 그렇게 잠들지 않더니 막상 깨야 할 때는 잠에 흠뻑 취해 겨우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반나절이나 심하면 종일 머리가 멍한 상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잠자는 시간이 부족한 건 아닌 것 같았다.

나를 제외 하더라도 현대인들은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느라 엄청난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주위를 보면 꼭 아파서라기보다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잠을 깊이 자는 방법, 숙면에 좋은 차, 음식, 운동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는 것 같다. 예민했던 나는 아프기 전에도 잠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고, 그래서 머리에 뭔가 닿기만 하면 잠든다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잠들기 편하도록 침실에 신경을 썼다. 이불, 베개, 빛을 적당히 가려주는 커튼, 잠이 잘 온다는 아로마 향기까지 갖추었지만 잠들기까지의 시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런 것에 신경을 쓰다 보면 침구류만 해도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천연 목화솜 이불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양모 소재 이불, 거위 털 이불 등 다양했다. 중력 이불이라고 사람 체중의 약 7~12% 정도의 무게로 안정감을 주어 편안한 수면을 유도한다는 이불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개도 마이크로파이버, 메모리폼, 경추 베개 등 많은 종류가 있다. 베개뿐인가 몸을 받쳐주는 바디 필로우도 있다. 기본 침구류 외에 신경을 안정시켜 주어 잠이 잘 오게 하는 아로마요법, 마시는 차와 알약 형태의 보조제도 있다. 수면과 빛의 연관성 때문에 다른 곳은 몰라도 침실은 빛을 가려주는 암막 커튼을 추천한다. 이처럼 피로를 풀고 쾌적하게  자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보면 인간에게 있어 ‘숙면’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를 하려고, 때로는 놀기 위해, 회식이나 프로젝트 마감일 때문에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밤을 새워가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피로가 누적된 신체는 이상 신호를 보내게 된다. 잘 자고 싶기도 했고 궁금증으로 수면 과학에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았다. 우리의 몸이 깨어있는 동안 뇌에 쌓이는 물질들이 있는데 잠을 자지 못하면 이 물질들이 분해되지 못한다. 우리가 자는 동안, 몸속의 독소와 폐기물을 씻어내고 에너지를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잠이란 우리를 정비소에 데려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잠을 자지 못하면 피로물질은 계속 쌓이게 되고 몸이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것은 인지, 기억, 판단력의 저하로 나타난다. 이런 상태를 오랫동안 지속하면 뇌는 본능적으로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은 부분들을 끄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마이크로 수면’이라고 한다. 뇌가 일시적으로 무의식 상태에 빠져드는 것인데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아주 짧은 순간이다. 자기도 인지하지 못한 졸음운전이 이런 경우인 듯하다.

여성의 경우 수면과 건강한 피부의 상관관계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잠을 설친 날 주위에서 얼굴이 왜 그리 푸석푸석하냐 잠을 못 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오늘따라 잠을 푹 잔 듯 얼굴이 맑다는 표현도 있다. 잠을 자지 못해서 나타나는 신체 변화는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피로감뿐 아니라 외적으로도 나타난다. 이런 외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몸에 나타나는 피로 증상을 간과할 수만은 없다. 수면 시간의 부족은 수명과도 관계있다고 하니 말이다.

아쉽게도 ‘그래서 어쩌라고, 어떻게 하면 푹 잘 수 있는데?’라는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은 찾지 못했다. 다만 적당한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 그리고 적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지 못한다면 수면의 질이라도 높이라는 것이 다였다. 모든 수단은 아니라도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즉각적인 효과는 없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조금씩은 괜찮아진다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사소한 것이라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